유럽 등 '금리 인하' 시그널 솔솔…K-배터리 늦은 봄기운
유럽부터 금리 인하 기조 확산…스위스·체코·스웨덴·영국 등 美 고물가로 이르면 9월 전망…韓 23일 11차례 연속 동결 금리 인하 확산하자 배터리·소재업체 '캐즘' 완화 기대감
2025-05-23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최근 유럽을 시작으로 금리 인하 기조가 나타나면서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이자율이 줄면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고,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을 시작으로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5월 초 체코 중앙은행도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지난 8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도 8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 9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조만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미국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 시점이 일러야 9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둔화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23일 기준금리를 11차례 연속 3.50%로 동결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3분기에 기준금리를 먼저 내리면 한국도 4분기께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하반기로 갈수록 확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그간 고금리에 따른 전기차 구매 부담으로 주춤했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와 함께 전기차 제조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나오기 전까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같은 저렴한 가격의 배터리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공급망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중국 양극재 생산 업체 상주리원과 전기차 및 ESS용 LFP 배터리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LFP 배터리 사업 확대를 위한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의 경우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SK온은 내부적으로 LFP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기존 제품보다 저온에서 충·방전 용량을 10% 이상 높인 '윈터프로 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고객과 구체적인 협의가 끝나면 2026년께 양산할 계획이다.삼성SDI도 2026년 LFP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SDI는 부품 개수를 35% 이상 줄이고 무게를 20% 줄여 고에너지밀도와 비용 절감이 가능한 셀투팩(CTP) 기술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