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형병원 상권 축소…소상공인 타격 심화
전공의 공석에 병원 찾는 환자 감소 대형병원 근처 상권 손님 발걸음 ‘뚝’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의사들의 집단 사직으로 대형병원의 환자 수용 역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병원 주변 상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파업사태가 장기화되며 대형병원 근처의 상권도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전공의들이 출근하지 않는 만큼 병원을 찾는 환자도 감소했고, 결국 상권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빅5’ 병원 주변의 약국과 음식점은 물론, 통원이 어려운 환자들이 머물렀던 숙박시설과 간병인 업체 등은 매상이 크게 줄었다는 입장이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전공의 파업사태 이후로 손님이 줄었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줄었고, 병원 직원들의 발길도 줄어든 만큼 매출이 파업 전으로 확실하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인근 약국의 약사 B씨 역시 “환자가 줄어든 만큼 조제약은 물론이고 영양제 등의 판매율도 크게 줄었다”며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화되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지금 상황이 더 길어지면 교수들의 사직서의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경영의 압박으로 많은 대학병원들이 구조조정과 도산의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보건의료계열·행정직군 등도 직장을 잃을 것이며 중증·응급 등의 분야에서 적절하게 환자들을 돌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의료기기 산업과 제약산업계의 문제 역시 심각해지게 되고 간병인, 병원 주변 상권 등의 피해 역시 심각해지게 된다”며 “이에 따른 간접 피해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전공의 파업이 길어지며 대학병원들은 운영 한계 상황에 직면했고,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가 집단 사직한 2월 말 이후 서울시내 대형병원인 ‘빅5’는 하루 평균 10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나아가 주변 상권에까지 피해가 번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