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거뜬 ‘컬리·오아시스’, IPO 다시 노크할까

상장 재추진 신중론 고수…기업가치 제고 작업 한창 C커머스 한국 진출 및 사세 확장…새 변수로 떠올라

2024-05-26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새벽배송 양대산맥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기세를 몰아 증시 입성 카드를 다시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IPO(기업공개) 재추진 등의 하반기 전략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신사업 등 외형 확장에 무게를 두고, 오아시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 제고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다는 복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오아시스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출혈 경쟁 격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덩치와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컬리는 올 1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인 538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한 수치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314억원 개선된 5억2570만원이다. 회사 설립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흑자 배경은 근본적인 손익 구조의 개선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컬리는 지난해부터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수익원 다각화, 운반비·지급수수료 절감 등을 꾀했다. 지난해 개장한 창원과 평택센터를 통한 물류 효율 제고 영향과 계약 만료된 송파 물류센터의 철수로 비효율적인 비용을 줄인 것도 실적에 순영향을 끼쳤다.

오아시스는 1분기 매출이 12% 신장한 128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7% 급증한 62억원이다. 이번 실적 호조는 객단가와 배송 건수가 동반 상승하면서 실현한 성과다. 실제 1분기 객단가와 배송 건수는 각각 10%, 12%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액 상승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1분기 온라인 매출액은 21% 늘어나며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다.

컬리와 오아시스가 실적 성장에 탄력이 붙자 상장 재추진 기대감 역시 높아지는 모양새다. 게다가 지난해 증시 침체로 한파가 거세게 몰아쳤던 IPO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장을 연기했던 양사는 내실과 외형을 다진 뒤, 적절한 시점에 상장 재도전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새로운 고민거리도 생겨났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일명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에 진출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초저가 공산품을 주력 무기로 내세웠던 알리익스프레스는 CJ제일제당, 남양유업 등 대형 식품사와 손잡는 등 식품 카테고리까지 카테고리를 넓혔다.

이같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하는 만큼, 양사 모두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상장 재도전 실패는 기업 이미지 손상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이를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 각자의 전략을 토대로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컬리는 외형 확대를 지속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고객 쇼핑 편의성 확대와 활동성 강화 등에 대대적 투자를 단행하고 신사업 발굴, 샛별배송 권역 강화 등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이번 3분기 안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퀵커머스는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1~2시간 내로 상품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우선, 서울 마포·서대문·은평구 지역을 필두로 관련 사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초부터 새벽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저녁 11시에서 저녁 12시로 늘렸다. 시범 적용 지역은 분당, 강남, 송파 등으로 앞으로 권역을 넓힐 계획이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무인결제 시스템을 오프라인 매장에 도입할 전망이다.

컬리 관계자는 “상장 일정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라며 “아직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아서 나중에 괜찮아지면 그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올해 당장 상장을 목표로 하지 않은 만큼, 내실 강화가 최우선 순위”라며 “그러나 상장 기회가 오면 기회를 재빨리 포착하기 위해 예심청구 서류작업 등 상장 재추진을 위한 준비사항을 마련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