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해 전세보증사고 규모 급증에 HUG '초비상'
HUG, 작년 전세사기 피해지원에 재정 '빨간불' 올해도 전세보증사고 우려 큰데 '선구제 후회수'까지
2024-05-26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율이 오르면서 전세보증사고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세보증보험을 주관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재정부담 증가가 현실화되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전국 연립·다세대(빌라) 주택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70.3) △1월(70.9) △2월(71.7) △3월(71.6) △72.3(4월) 등으로 상승세다. 서울의 경우 지난 2023년 12월에는 68.5로 부동산원이 전세가율 집계를 공개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70.4(1월) △71.0(2월) △71.1(3월) △72.0(4월)으로 다시 높아지면서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임대인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60~70%를 적정비율로 본다. 전세가율이 80% 이상까지 올라갈 경우 주택 매도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 소위 말하는 ‘깡통전세’로 분류된다. 이미 지난해까지 전세사기 대위변제 등으로 재정이 위험수위까지 온 HUG 입장에서는 긴장되는 상황인 셈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에 따르면 지난 2021년 HUG의 자산총계(결산기준)는 8조3713억원이었다. 그러나 2022년 7조568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553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부채는 △2021년 1조7599억원 △2022년 1조9769억원 △2023년 2조454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 2021년 약 26.6%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6.9%로 4.4배 급증했다. 이는 전세사기로 인해 확대된 보험부채액 때문으로 풀이된다. HUG의 보험부채액은 △2021년 1조2498억원 △2022년 1조7067억원 △2023년 2조1706억원으로 2년 새 1조원 늘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HUG에게 4조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국토부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 주식 3억5964만7546주를 현물 출자하고, HUG은 신주 8억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형식이다. 앞서 HUG는 지난 2월과 작년 12월에도 국토부로부터 각각 7000억원, 3839억원의 현금출자를 받은 바 있다. 약 3개월 동안 5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받은 것이다. 지난 4월 기준 국토교통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지난달보다 1627명 추가된 1만7060명에 달한다. 당국은 현재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5월까지 피해자는 3만6000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으로 피해사례는 더욱 늘어나 지원 규모도 커질 텐데 정확한 지원액수 추산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HUG의 경우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이 불충분하다"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HUG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선구제 후회수’를 위한 업무 수행을 위해 1000억~3000억원의 운용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