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폭스콘 전기차를 주목하라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2025-05-26     김필수 대림대 교수
작년 말부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기차 같은 무공해차 사용은 의무화가 될 것이다. 지구온난화 가스 배출에서 자동차 배출 가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가성비가 떨어진 전기차의 장점을 부각하고자 글로벌 제작사의 노력이 더욱 촉진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품질은 높이면서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중국산 전기차 제작사의 전기차 가격하락이 본격화되고 있고 현대차그룹도 가격경쟁력이 높은 대중 모델 출시와 신차에 대한 가격 동결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개최된 베이징모터쇼도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각종 신형 전기차가 대세였다. 메이저 시장을 중심으로 한 각종 전시회에서의 주목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마이너 시장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고 도외시돼 왔다. 이러한 시장의 하나가 바로 대만 시장이다. 관련 전시회 참석도 소홀히 할 정도로 관심도는 떨어져 있다. 최근 필자는 대만 전시회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대만 이모빌리티 전시회에 한국전기차협회장의 자격으로 초청받아서 개막식과 전시회를 참가했다. 한 번도 가지 않을 정도로 시장도 적고 관심도도 낮은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전시회는 메이저 시장은 아니지만 관련 분야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는 전시회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컸다. 전기차 및 배터리, 충전기 등의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기존 내연기관차의 튜닝과 각종 부품에 이르기까지 모빌리티를 총망라하는 전시회였다. 우리 시장의 과반 정도의 시장이지만 TSMC 등 파운드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 등이 중심으로 자리한다. 전기전자 시스템의 기술적 노하우도 있고 선진 시장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면 중국의 냄새가 있으나 응집된 선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시장이라는 것. 특히 충전기는 720KW 규모의 초급속 충전기 설치 등 생각 이상의 완성도 높은 제품이 많이 있었다. 가장 큰 인상을 받는 제품군은 폭스콘의 전기차다. 우선 모델C라는 전기차는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외부 디자인은 물론 실내의 각종 디스플레이 등 완성도 높은 모델 전시가 이뤄졌다. 여기에 올 12월부터 판매예정인 모델B도 전시돼 있었는데 소형 크로스오버(CUV) 형태의 다른 전기차였다. 역시 완성도가 높아서 품질과 디자인 등은 물론 세부적인 마무리 등도 수준급이었다. 그 옆에는 다용도 전기 픽업트럭이 전시됐는데 당장 판매해도 인기를 끌 만한 요소가 가득한 부분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옆에는 배터리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배터리 샘플이 자리잡고 있었다. 차기 LFP배터리와 리튬 메탈배터리 등 3가지의 미래 배터리 내재화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전기 이륜차는 물론 충전기도 자체적으로 구성하는 등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성한다는 점도 크게 다가왔다. 폭스콘이 지향하는 미래 전기차는 기본 전기차 플랫폼을 중심으로 덮개를 씌우고 알고리즘을 바꾸면 천의 얼굴을 가진 전기차가 탄생한다는 이른바 '전기차 파운드리'를 지향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러한 무서운 전략을 확인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콘 전기차를 주목하길 바란다. 앞으로 미래에는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가 중국이나 테슬라뿐 아니라 폭스콘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