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中·日과 각각 회담···'한중일'→'한일중' 무게 변화 실익은?
26일 한중·한일 연쇄 회담···시진핑 방한 이어질지 '관심' 한일, 공동문서 논의···징용자 배상·라인 등 해결은 '글쎄' '맹탕 회담'에 대한 비판 제기···"외교 복원·국익은 별개"
2025-05-26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26일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이번 정부의 외교 부문 최대 업적으로 꼽고 있는 윤 대통령이 회담을 통해 어떤 실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오후 3시 리 총리와, 오후 4시 30분 기시다 총리와 각각 회담을 진행한 이후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한중일 3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환영 만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의 방한은 지난해 3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중 회담에 앞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 증진, 경제통상 협력 확대, 중국 내 우호적 투자 환경 조성, 인적 문화 교류 촉진,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중 회담을 통해 그동안 '북한-중국-러시아' 3국 간 밀착으로 다소 경색됐던 한중 관계의 복원 여부가 주목된다. 또 이번에는 관례상 다자 정상회담에 리 총리가 대표자로 참석했지만, 회담 이후 실질적 중국의 1인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이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을 마지막으로 10년 가까이 방한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해 5월 서울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기시다 총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한일 회담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미래를 위한 일한 협력과 연계 방식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해 지혜를 내고자 한다"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2025년에 공동문서를 발표하는 내용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 관계 현안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실질적 해결 방안이 부재한 '맹탕 회담'에 대해 일각의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및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비롯해 최근 불거진 '라인 야후 사태'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또 '한미일 동맹 강화'를 추구하는 윤 대통령과 '비자금 스캔들'로 일본 내 지지율에 곤란을 겪으며 구체적인 외교 성과 압박을 받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한 소위 '빚지는 외교'를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통상 3국을 지칭할 때 사용하던 '한중일'이라는 표기를 '한일중'으로 변경할 만큼 대일 외교와 한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정부 산하 기관 및 국책연구소들도 정부 기조에 맞춰 '북중러'를 '중러북'으로, '북일'을 '일북', '북러'를 '러북' 등으로 변경해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일본과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되기 위해서라도 주체적인 권리 주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매일일보>에 "우리나라가 특정 국가에 종속적인 나라가 아닌 독자적으로 존중할 가치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일본도 한국을 대등한 국가로 상대할 것"이라며 "대일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계 회복과 실제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별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