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尹, '한중일 정상회의' 등 외교로 국면 전환 나선다
한중일 정상회의 시작으로 연이은 외교 행보 28~29일 UAE 대통령 우리나라 국빈 방문 내달 4~5일 국내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2025-05-26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 등 외교 행보로 국면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윤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의 국빈 방문, 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 연이은 외교 일정이 예정돼 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와 야권의 특검법 재의결 추진으로 수세에 몰린 국내 정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서울에서 26~27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중 회담을 한 지 8개월 만이다. 이후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가졌다. 한일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회담 이후로는 6개월 만이다. 27일에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진행한 뒤 3국 공동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 협력 체제의 복원 및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윤 대통령으로서는 수세에 몰렸던 국내 정치 상황에서 숨통을 틔워 줄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지지율이 4‧10 총선 참패 후 한 달 넘게 20%대에 머물러 있지만 국정 운영 긍정평가 이유 가운데 줄곧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외교 성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에서도 '잘하고 있다' 24%, '잘못하고 있다' 67%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의 이유에선 '외교'와 '의대 정원 확대'가 11%로 제일 많은 지지를 받았다(지난 21~23일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외신들 역시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핵, 대만 정세 등 민감한 의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약 4년 만에 열리는 회담 자체에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월요일(27일) 한중일 3국 회담에서는 중대발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최고위급 3자 회담을 재개하는 것만으로도 아시아의 이웃 세 나라가 관계 개선에 의욕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좋은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에도 외교 일정이 이어진다. 28일과 29일에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29일 모하메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국방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달 4~5일에는 국내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45개국 이상의 대표단이 방한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