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주앉은 韓中···'소원'해진 관계 되돌릴까
26일 한중, 한일 양자회담···27일 한중일 정상회담 '전초전' 尹 "공동이익 추구 희망" 리창 "韓, 믿음직한 이웃"
2025-05-2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얼굴을 맞댔다.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는 서로에 덕담을 건네며 한중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다소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이번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졌다. 직후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도 회담했다. 다음날 있을 3국 정상회의에 올릴 의제를 사전 논의하는 차원이다. 이번 일정 최대 관심사는 약해졌던 한중 협력의 복원 여부다.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한미동맹 강화·발전과 한일관계 개선에 집중하면서 대중 관계에는 다소 소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본도 중국보단 미국과의 교류에 몰두했고, 그 사이 미중 패권 경쟁이 국제정세 화두로 떠오르면서 한중일 관계는 사실상 한일 대(對) 중국의 구도를 보였다. 껄끄러워진 한중 관계는 정상 간 만남 빈도 축소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잠깐 인사만 나눴을 뿐 양자 회담을 갖진 못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한 차례뿐이다. 그나마도 상호 방문을 통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해서 이뤄졌다. 당시 회담은 25분 만에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열리는 3국 정상회의에서 한중이 관계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한중일이 '3국 협력' 복원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중일은 상호 협력이 다소 느슨해진 현재 상황과는 별개로,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3국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선 특히 '첫 일정'인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의 양자 회담이 중요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3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 증진, 경제통상 협력 확대와 중국 내 우호적 투자 환경 조성, 인적 문화 교류 촉진,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의 발언은 한중 관계의 '해빙 무드'를 기대케 하기 충분했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자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양국 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 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창 총리는 "중국 측은 한국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로 되고 싶다"며 "이번 (한일중) 회의에서 적극적인 성과를 거둬 3국 간에 협력과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응당한 기여를 하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한편 '핵심 일정'인 3국 정상회의는 27일 오전에 열린다. 한중일 정상은 합의 내용을 기반으로 공동 선언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장은 "공동 선언은 3국 정상들의 협력 의지가 결집한 결과물인 만큼, 앞으로 각급별 협력 사업의 이행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