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공포 엄습…배송경쟁력 제고 나선 토종 이커머스
물류망 강화로 해외직구 취약점 파고들어 中알리, 연내 물류센터 설립 의지 드러내
2025-05-27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초저가를 앞세운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토종 이커머스가 배송 역량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지자 자체 물류 인프라를 개선해 소비자 및 판매자 편익을 제고하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 C커머스 역시 해외 직구 약점으로 꼽히던 배송 기능을 보완하고 있어 국내외 업체간 배송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배송 서비스 권역을 늘리기 위해 물류망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퀵커머스(빠른 배송 서비스까지 검토하며 사업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 배송 편의가 커질 수록 기업의 경쟁력과 실적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때 적지않은 비용 투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송 서비스를 축소하고 수익성 향상에 집중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배송 차별화에 나서는 것은 C커머스의 공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C커머스는 박리다매식 가성비 전략을 전면에 내걸고 고물가 장기화 속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공략하는 상황이다. 로켓배송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온 쿠팡은 2010년 회사 설립 이래 6조2000억을 투입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달하는 물류망을 가지고 있다. 쿠팡은 향후 3년간 3조원 이상 쏟아부어 오는 2027년까지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쿠팡의 배달앱 서비스 쿠팡이츠는 배달비 무료를 전격 시행한 이어 운영 지역을 전국으로 넓혔다. 기존 수도권, 6대 광역시, 지방 주요 적용지역 대상으로 지원한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운영 전 지역으로 확대해 전국의 와우회원들이 배달비 부담 없이 음식 배달을 이용하고, 지역 외식업주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온은 지난달말부터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다’를 전격 운영해 승부수를 띄웠다. 해당 서비스는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상온 상품을 전국 각지 다음 날 모든 상품을 한 번에 택배로 수령 가능하다. 롯데온은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를 활용한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온라인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셈법이다. SSG닷컴도 배송 역량 제고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오는 4분기 경기도 광주 지역에 첨단물류센터를 개장할 방침이다. 자동화 설비, 콜드체인 등을 겸비한 곳으로 이를 활용해 하루에 20만건 넘는 주문을 추가로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익일배송 ‘쓱1DAY배송’ 상품(SKU) 수는 지난해 출시 시점 보다 4배 이상 키울 계획이다. 컬리는 지난해 마련한 창원과 평택센터 운영을 통해 물류 효율화를 꾀했다. 최신 자동화 설비 등을 이식해 생산성 증대, 배송 효율화, 안정화 등을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수익모델로 퀵커머스 사업을 오는 3분기 내 가동한다는 포부다. 퀵커머스는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면 1~2시간 내로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G마켓은 오픈마켓 판매자를 위한 ‘스마일배송 저온 물류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일배송 서비스의 저온 상품 구색이 늘어나게 되면서, 소비자의 상품 선택지도 확대됐다. 그간 가격 경쟁력 대비 배송 경쟁력에서 약점을 나타내던 C커머스 또한 물류 인프라 확충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은 2억달러(약 2632억원)를 투자해 연내 18만㎡(약 5만4450평) 규모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아직 배송 주도권은 토종 이커머스가 가지고 있지만, 업계 내 불안감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자금력과 초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C커머스가 한국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해외 직구업체의 취약점인 배송 역량을 제고해 차별화를 달리하는 모양새”라며 “C커머스 역시 물류망 강화에 나서고 있어 분초를 다투는 배송 경쟁이 국내업체에서 해외업체까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