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이 낳으면 돈 준다” 출산 장려책 내놓는 기업들

출산장려금 1억원…기업들 출산장려 정책 ‘총력’ “인구가 곧 매출”…인구 감소시 내수 시장 위축

2024-05-27     강소슬 기자
기업들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이 가속화되자 기업들이 파격적인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2만99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10년전인 2013년(43만6455명)과 비교하면 반토막으로 줄어든 수치다.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자녀 수)의 경우 2005년 1.22명에서 2018년 0.98명으로 1명 이하로 떨어진 뒤 계속 낮아져 2019년 0.92명,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 2023년 0.7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첫 0.6명대로 내린 0.65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연간 합계출산율 0.6명대 벽을 깰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며 초저출생률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겨지자 기업들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영그룹은 지난 2월 시무식을 열고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 66명에게 출산장려금 1억원씩 총 70억원을 일시 지급하며 전례 없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어 쌍방울그룹도 5년 이상 근속자 가운데 올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경우 첫째 3000만원, 둘째 6000만원, 셋째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누적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난임부부를 지원하기 위해 초음파, 주사비, 약제비 등도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초 콜마홀딩스 ‘콜마출산장려팀’을 신설한 콜마홀딩스도 최근 첫째와 둘째 출산 시 1000만원, 셋째는 2000만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K·LG·현대자동차·롯데·포스코 등 대기업들도 대부분 법정 육아휴직 기간은 1년이지만,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보장하는 등 다양한 출산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 보육 정원 300명, 건물 연면적 5884㎡(약 1780평) 규모의 ‘4어린이집’을 열었다. 근처에 운영하는 1~3 어린이집을 포함하면 정원 1200명, 연면적 2만99㎡의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단일 사업장 기준 전국 최대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키우는 직원을 대상으로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육아기 주 30시간 단축근무제를 도입했다. 현대차는 육아휴직을 2년 한 뒤 1년 동안 단축근무제를 추가로 쓸 수 있다. 포스코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2년 여성 직원에 대한 출산 후 별도의 휴직계 제출 없이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17년에는 남성 직원에 1개월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했다. 계열사들도 출산장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8년부터 ‘SSG마더박스’ 제도를 도입해 출산을 앞둔 모든 직원에게 수유쿠션, 배냇저고리, 겉싸개, 모빌 등 출산과 동시에 필수적인 50만원 상당의 15여 가지 육아용품을 모아 직원들의 집으로 배송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생률이 계속 낮아져 인구가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생존 또한 출생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정부에서 저출산 해결에 노력하는 기업에 지원을 늘려 기업들의 자발적임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