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첫 재판…증인 신청 두고 '신경전'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됐다. 검찰과 이 회장 변호인단은 증인 신청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는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류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 등에 대한 2심의 첫 공판 준비 절차를 진행했다.

공판 준비는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 확인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어 이 회장 등 피고인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준비 기일은 34분 만에 끝났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 회장은 기소 3년 5개월만인 지난 2월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의 변호인들은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1320페이지에 달하는 항소 이유서에 대해 전부 부인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1심에서 내지 않았던 증거 약 2300건의 목록을 제출했다. 아울러 검찰은 11명의 증인도 추가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증인 신청 대상은 자본시장법·회계 전문가 등으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손혁 계명대 회계세무학부 교수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사람들이 항소심 증인으로서 적절하고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만약 이런 증인들이 채택된다면 반박하기 위해 피고인 측도 증인을 신청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도 "검찰의 증인으로 신청한 11명 중 대부분은 진술조서가 작성된 상태로, 개정 형사소송 규칙에 맞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필요성에 대한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변호인들이 검찰 측 증거를 열람, 복사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오는 7월 22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