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 괜찮을까?

2025-05-28     김수현 기자
김인만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계획이 지난 22일 발표됐다. 선정규모는 2만6000호에 추가로 신도시 별 1-2개 구역을 더한다. 전체 정비대상 주택물량의 10~15%가 될 계획이다.

선도지구라 하면 해당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 추진을 하는 단지로 야구경기에 빗대면 1번 타자에 해당한다.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평가기준이 중요하다. 선도지구 선정기준은 5개 항목으로 이뤄진다. 첫 번째는 주민동의 여부다. 95% 동의 시 최고 60점까지 배점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가장 중요하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반대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연락이 닿는 주민들은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정주환경 개선 시급성으로 세대당 주차대수로 최대 10점을 준다. 세 번째가 중요한데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항목은 10점이다. 도시기능 활성화를 어떻게 평가할까? 정성평가로 국토부나 지자체의 입김이 충분히 들어갈 여지가 있다. 네 번째는 파급효과로 통합정비 참여 주택단지가 1개면 5점, 4개면 10점이다. 또 참여 세대 수가 3000세대 이상이면 10점을 받는다. 많이 참여해 통합재건축을 하라는 의미다. 마지막은 사업의 실현가능성이다. 세 번째 활성화 필요성과 같이 심사위원이 평가하는 것으로 가점 5점까지 줄 수 있다. 추가로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및 사업의 실현가능성 항목은 15점으로 국토부와 지자체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다. 결국 용적률을 올리고 편의시설이 좋은 역세권 주변 단지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오는 6월에 지자체별 공모공고를 하고, 8월 평가위원회 구성해 9월 접수와 10월 평가를 마칠 계획이다. 11월에는 어떤 단지가 지정이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논란이 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오는 2025년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하고 이듬해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 계획 수립한다. 이어 2027년 착공해 2030년 입주를 목표한다. 아마 부동산 재건축 사업을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가 우리 애는 3년 후 서울대학교 입학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뭐라고 할까? 대부분 의지와 열정은 좋으나 말이 안 된다고 하지 않을까? 초등6년·중등3년·고등3년 12년을 열심히 잘 한다면 당연히 서울대학교 갈 수 있다. 하지만 초등 1학년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4학년 때 서울대학교 입학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하다. 분당의 경우 8000호 선도지구가 2027년 착공에 들어가려면 현시점에 관리처분계획이 나오고 이주를 시작해야한다. 이주계획의 부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으나 달성하지 못하는 계획은 큰 의미가 없다. 재건축 사업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대통령 임기 동안에 빨리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해 첫 마중물을 제대로 올려야한다. 이주계획 포함 제대로 된 재건축 계획만 만들어도 절반의 성공이다. 제발 ‘빨리 빨리 병’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