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NASA' 우주항공청 첫 발 뗏지만…과제 산적

지리적 한계로 인재 확보 우려 구체적인 비전·목표도 제시해야

2024-05-28     서영준 기자
누리호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한국판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로 불리며 대한민국 '뉴 스페이스' 시대를 이끌어갈 우주항공청이 출범한 가운데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인재 확보부터 비전 구체화까지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공우주 분야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 산업을 담당하는 우주항공 전담 기관인 우주항공청이 지난 27일 경남 사천에서 공식 출범했다. 우주항공청은 그동안 각 부처와 연구원으로 흩어져있던 국내 우주 관련 업무를 하나로 모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 나서며 "수많은 우주 항공인이 염원해 온 우주청이 개청해 기쁘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주청 설립은 우리나라를 우주 경제 강국으로 이끄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의 최우선 과제는 인력 수급이다. 우주청의 정원은 293명이지만 이날 출범에 함께한 인원은 3분의 1 수준인 105명이다. 임기제 공무원과 일반직 공무원이 각각 50명, 55명으로 임기제 공무원 중 임무본부장(1급)을 제외하고, 부문장(2급) 등 17개 직위의 간부급 공무원은 아직 채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항공청은 연말까지 정원을 채우기 위해 전 부처를 상대로 전입 공고를 내고 민간인 채용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주항공청이 자리잡은 경남 사천시는 대도시에 비해 교육·의료 등 인프라가 부족해 정주여건 개선 없이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적은 인력으로 출발하면서 정책 방향과 임무를 발표해도 세부 임무 작업을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 속도를 낼지 미지수다. 업계는 우수한 인력을 지속 가능하게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중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우주항공청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로 출범했지만, 일각에선 비전과 철학, 목표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주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담당하던 7000억원의 우주 관련 예산을 이관 받아 주요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2027년까지 우주개발 예산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예산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간 주도 산업 육성 외에 우주청의 구체적인 비전이 나오지 않아 예산의 향방은 아직 미지수다. 윤 청장은 "어떤 사업에 집중 투자할지 등 구체적인 우주청 계획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