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늘린 인뱅 ‘깡통대출’ 비상
카뱅·케뱅 1분기 ‘무수익여신’ 3937억원...전년 比 58.5%↑ 전문가, 포용금융 실적 일률 규제...인뱅 건전성 저해 가능
2024-05-28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무수익 여신이 증가하고 있다. 당국의 ‘포용금융’ 정책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린 영향이다. 이들 은행은 자영업자 등의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건전성 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무수익여신 잔액 합계는 393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483억원 대비 58.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무수익 여신이란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악성’ 대출을 가리키며 속칭 ’깡통대출’로 불린다. 부도업체 등에 대한 여신, 채권 재조정 여신, 채무상환능력이 악화한 여신 등 원리금 상환이 중단된(이자미계상) 여신에 3개월 이상 이자가 밀린 채권을 합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무수익 여신을 고정이하여신(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보다 악성 채권으로 분류한다. 현재 시점에서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부실채권인 만큼 여신 건전성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가 21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240억원)보다 862억원(69.52%)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1835억원으로 전년 동기(1243억원) 대비 592억원(47.63%) 늘었다.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도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지난해 1분기 1.04%에서 올해 1분기 1.42%로 0.38%포인트, 카카오뱅크는 0.42%에서 0.44%로 0.02%포인트 각각 올랐다. 업계에서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도 무수익 여신이 증가한 중요 요인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신용등급 4등급, 신용평점 하위 50%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맞춰야 한다. 올해 1분기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6.3%, 케이뱅크 33.2%, 카카오뱅크 31.5%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하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통신사와 협업해 개인사업자 CSS 모델을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에 음식업 사업자, 서비스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등을 추가해 특화 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향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도 추가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일률적으로 설정하면 인터넷은행의 부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는 포용금융의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