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시장 대세는 ‘친환경’…무라벨 전환 가속화
ESG 맞춤 제품으로 전환…선제적 QR코드 도입도
2024-05-28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생수 업계가 무라벨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오는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제품에 내재된 직접 또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상으로 규제가 생기면서 기업은 생산시설이나 공정을 전면 점검하고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맞춤 제품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생수 및 음료 시장은 플라스틱 병을 사용하는 만큼 기업의 친환경 노력이 더욱 필요해 무라벨 시장 경쟁에 불이 붙었다. 페트병에 부착된 비닐 띠(라벨)를 없애 비닐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은 쉽도록 하는 것은 물론 2026년부터 무라벨 제품 QR코드 표시 의무화가 시행됨에 따라 바코드·QR코드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생수업계의 무라벨 포장을 눈에 띄게 늘었다. 제주삼다수는 330㎖, 500㎖, 2ℓ 등 생수 제품에 무라벨과 유라벨 포장을 병행하고 있지만, 2026년까지 전량 무라벨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제주삼다수 무라벨 제품은 전체 전체 생수 판매량의 약 35%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1월 업계 처음으로 무라벨 제품인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했다. 전체 생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무라벨 제품이며,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3년 말을 기준으로 플라스틱 라벨 절감량은 약 650t에 달한다. 또 생수 전 제품의 병 입구 높이를 18.5㎜에서 12.8㎜로 낮춰 용기 중량을 최대 12% 줄였다. 실제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 500㎖ 무게는 페트병 기준 최초 22g에서 현재 11.6g까지 가벼워졌다. 하이트진로음료의 먹는샘물 석수는 페트병 경량화로 연간 570t의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30% 줄이는데 성공했다.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무라벨 제품을 선보인 결과 2023년에는 연간 생산량 중 무라벨 제품의 비중을 6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4월부터는 생수 전 제품의 병 입구 높이를 조정함에 따라 연간 450t의 풀라스틱 사용량을 추가 감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무라벨, 재생 페트 활용, 용기 경량화 등 움직임은 음료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제로, 트레비 등 다른 음료 제품으로도 무라벨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1.5ℓ 등 11종은 저탄소 제품 인증을 추가로 획득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료음료도 생수 지난해 블랙보리 제품 500㎖, 1.5ℓ 용량을 무라벨 제품으로 선보였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340㎖ 제품에 무라벨을 도입했고, 500㎖, 900㎖, 1.5ℓ까지 무라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환경적인 필요는 물론 소비자의 선호도 늘면서 무라벨 제품이 늘고 있지만, 의무 정보 표기 등으로 인해 확산에 어려움을 겼었다. 하지만 뚜껑에 QR 코드로 의무 표기 사항을 표시할 수 있게 되면서 해결됐다. 제주 한라수는 이달 시판되는 제주 한라수 무라벨 제품 모두에 바코드·QR코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낱개로도 판매할 수 있게 돼 대형마트, 편의점 등 더 많은 채널에서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증진으로 업계도 친환경 제품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며 “기업으로서는 환경 리스크를 줄이고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