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류 보다 기술력 앞세운다”…K뷰티, 자생력 키우기 방점
연구개발 확대·생산 기지 확충 등 본원 경쟁력 강화 단순 한류 편승으로 성공 보장 불확실…차별성 필요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뷰티업계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침체 흐름을 극복하고자 글로벌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한류에 효율적으로 편승하기 위해 연구개발·생산력 등 본원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단순 시장 트렌드 쫓기에 안주하게 되면 장기적인 흥행을 보장받기 어려워 차별화 강화에 힘을 쏟기 위함으로 보인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가 발표한 ‘2023 국내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85억 달러(한화 약 11조5900억원)로 전년 보다 6.4% 늘어났다. 이는 2021년(92억 달러·12조5500억원)에 이어 역대 2위를 달성한 것이다. 국가별로 따져봐도, 프랑스, 미국, 독일 다음인 4위에 해당한다.
한국 화장품 수출 호조는 올해도 이어지는 추세다. 올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상승한 23억 달러(약 3조1385억)로 분기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이같이 국내 화장품 산업 전반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미국, 일본, 유럽 등에 한류가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거와 달리 드라마, 영화, 음악 등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종 뷰티 브랜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류 붐이 지속되더라도 브랜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흥행을 보장받기 힘들어졌다. 이에 뷰티업계는 본업 경쟁력 제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뷰티업계 양대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구개발에만 1362억4200만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전년 보다 12.5% 늘어난 투자액이다. 동기간 LG생활건강이 투자한 관련 비용은 1657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화장품 ODM 투톱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지난해 쓴 연구개발 비용은 각각 1273억5500만원, 542억3500만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4.3%, 12.2% 올랐다. 한국콜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세종공장을 연내 준공한다는 계획도 알렸다.
에이피알은 올초 상장 당시 평택 제2캠퍼스를 통한 뷰티 디바이스 생산 역량 확대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달초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 준공식을 거행하고 가동을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바람을 타고 K뷰티가 견조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으나, 글로벌 입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제품에 차별화된 제품력, 기술력 등까지 수반돼야 한다”라며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