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콘텐츠로 지역 살린다…로컬 크리에이터 중요성 눈길

지방소멸 강구책 ‘로컬리즘’ 주목…로컬리즘, 지역자산 활용·주민 주도·자본 축적 중기부, 로컬 크리에이터로 지역 살리기 나서…문체부, 지역관광 활성화 도모

2025-05-29     오시내 기자
오영주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며, 이를 타개할 지역 특화 사업의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역의 인적, 물적 콘텐츠로 인구유입을 꾀하는 글로컬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역이 자생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지난 2010년 기준 61곳에서 지난해 119곳으로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통계청은 지난 1월 인구감소지역을 89개로 지정했다. 인구감소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전남과 경북으로 각각 16개, 15개 시·군이 소멸하고 있었다. 그 뒤를 강원(12개), 경남(11개), 전북(10)이 이었다.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면서 위기를 극복할 강구책으로 ‘로컬리즘’이 언급되고 있다. 보조금 성격의 지원을 넘어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 활성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로컬리즘은 지역을 의미하는 ‘local’과 접미사 ‘-ism’이 결합한 단어로 지역을 중요시하는 이념을 뜻한다. 국토연구원이 정의한 로컬리즘의 주요 특징은 △장소 기반 △지역자산 활용 △내부 주체의 참여와 협치 △지역자본 축적 등을 통한 자생·순환성 등이다. 즉, 지역의 물적·인적 자원을 콘텐츠로 지역 주민·지자체가 중심이 돼 자본을 형성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로컬리즘이 주목을 받게 건 지역발전 지원정책이 중앙주도에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분권형 균형발전으로 전환되면서다. 현 정부 역시 분권과 균형이 상호 보완을 이루는 ‘지방시대’를 선언함에 따라 로컬리즘은 더욱 강조됐다. 이에 따르면 지방 활성화 주체는 지자체 및 지역민이며, 중앙정부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흐름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지역마다 고유한 특성을 살리는 ‘지역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 현장여건에 맞는 효과적인 지역 특색 발굴과 성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지역특성 살리기’ 사업 공모를 통해 계획성 있게 지역특성을 살리는 지자체를 집중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지난달 로컬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돼 지역의 자원을 활용, 국내·외 관계 인구를 끌어들이는 ‘글로컬상권 창출 사업’을 공모했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자연·문화 특성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들은 △지역가치 △로컬푸드 △지역기반제조 △지역특화관광 △거점브랜드 △디지털문화체험 △자연친화활동 등 7대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로 분류된다. 지역의 특색을 중심에 둔 콘텐츠 발굴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역관광’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소규모 관광단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관광진흥법령을 개정해 인구감소지역의 소규모 관광단지를 신설, 지정기준과 지정절차를 대폭 완화해 기초 지자체의 자율권을 보장한다. 더불어 기존 관광단지에 적용해 온 개발부담금 면제, 취득세 감면, 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융자 지원 등의 혜택을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어 문체부는 지난 3월 범부처 ‘지방소멸 대응 관광산업 진흥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지역활성화투자펀드 연계 관광기반 시설 투자 사업과 관광콘텐츠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더불어 관광진흥 사업과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다른 사업과의 연계방안도 다뤘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장미란 문체부 장관은 “관광객 62만명이 정주 인구 1인의 소비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관광을 통한 지방 방문인구 확대는 지방소멸을 해결하기 위한 주요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지역 관광 활성화로 연계된 지역 상권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한 공정여행 관계자는 “주민 중심으로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이로 관광객 유치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면서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야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 방향이 구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역활성화투자펀드는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 중에서 1천억원을 모펀드로 출자하는 정책으로 올해부터 도입됐다. 기초자치단체가 지방소멸 대응 관련 지역개발 사업을 발굴·제출하면, 광역자치단체가 사업을 선정해 해당 사업에 펀드를 투자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모펀드는 지방소멸대응기금 1천억원, 정부재정 1천억원, 민간투자 1천억원 등 총 3천억 규모로 조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