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타인에 매몰된 청년층
2025-05-29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을 어필한다. 자신의 삶을 웹상에 게시하는 형태다. 자신의 일상뿐 아니라 부, 명예 등도 타인에게 공개한다.
특히 바디프로필을 비롯한 자신의 신체 사진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다수다. 게시자가 단순히 자기만족에서 그치는 형태로 작성해도, 결국 타인들이 해당 게시물을 접하게 된다. 의도의 해석은 다양하다. 단순한 자기만족으로 글과 사진을 게시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 상태를 자랑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시선을 더욱 의식하고, 타인에게서 자존감을 높이는 부류다. 타인 의존증은 SNS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광범위한 사회적 현상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릴 때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부모들은 자식의 조기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일반유치원보다 영어유치원을 선호한다. 명분은 부정할 수 없지만, 결국 자식이 다른 아이들보다 빠른 출발점에 서는 것을 원하는 행태로 보인다. 인터넷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익명의 탈을 쓰고,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한다. 성별, 정치, 지역 등 다양한 ‘갈라치기’가 판친다.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지 않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부정적 현상이다. 자신의 사상과 행동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형성됐다면, 주도적인 사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취업 전선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대기업 취업 선호도는 이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느니, 대기업 취업을 더 준비하겠다는 청년들의 행보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마저도 명분을 내세운다. 대기업에 취업해서 다른 이들보다 높은 소득을 원할 뿐 아니라 복지까지 누리고 싶어하는 심리다. 그간 SNS에서 본 셀럽들의 삶을 누리기 위한 첫 단추로 대기업 취업을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설정한 목표는 타인의 삶에서 비롯됐다는 뜻이다. 실제 쉬고 있는 청년층도 적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월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4만6000명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만2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11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쉬었음’ 청년은 2023년 1~10월 기준 4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목표를 위한 길에 타인의 삶이 반영될 수는 있다. 하지만 스스로 그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자란 환경부터 가진 조건 및 성격까지 모든 점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한 단계를 마련한다면 결과론적으로 성공이다. 타인을 과하게 신경쓰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비판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만들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