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환시장에 ‘인터넷뱅크 특수’ 기대감

당국 “내달 3일부터 전세대출 이용자 요건 완화” 인뱅, 1분기 신규 대출 중 대환 비중 최대 ‘67%’

2024-05-29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금융당국이 대출 대환시장 확대 의지를 밝히면서 해당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난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특수가 기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1주년 기념 ‘해당 서비스 이용자 및 참여기관 실무자 대상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다음 달부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범위 확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6월 3일부터 전세 임대차 기간 종료 6개월 전까지 전세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하는 것. 기존에는 전세 임대차 기간 절반을 넘기기 전까지만 대환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다. 같은날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운영시간도 오후 10시(기존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확대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성과가 큰 만큼, 서비스 이용자들의 기대가 높다”며 “단순히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금융권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는 방법이 다양할 수 있으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접근성·포용성이 더욱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환 시장 확대가 예고됨에 따라 해당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인뱅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해 5월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등장한 이 시장에서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선도자’의 역할을 해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전세대출 잔액이 줄고 있는 것은 인뱅들의 높은 금리 경쟁력이 큰 이유”라며 “장기적으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된다면 시중은행과 인뱅간의 금리 경쟁이 심화, 대환 시장에서 선도하고 있는 인뱅들이 성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런 전망은 지난 1월 개막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전세대출 대환 시장 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해당 시장에서 승자는 인뱅들이 꼽힌다.

실제로 올해 1분기 41조3000억원의 여신 잔액을 기록한 카카오뱅크는 해당 기간 동안 대환 고객이 크게 늘었다. 작년 주담대 신규 취급액 50%가 대환 목적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해당 비중이 62%까지 늘어난 것. 전세대출 대환 비중도 45%에 달했다.

케이뱅크 또한 올해 1분기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이 1조원, 전세대출 3000억원이 증가했다.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전체 신규 대출 중 67%가 대환대출이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케이뱅크 담보대출 비중은 45%로 작년 말(40%)보다 5% 커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은행권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 비용을 토대로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대출 금리를 제공, 대환 시장에서 효과를 봤다”며 “해당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선보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출범 1년 동안 10조원이 넘는 ‘머니무브’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 누적 이용자는 20만2461명(5월 24일 기준)였다. 이동 규모도 10조1058억원이다. 

대출 유형별로는 신용대출은 총 16만8254명의 차주가 3조9727억원, 주담대는 2만4721명이 4조5400억원, 전세대출은 9486명이 1조5931억원의 대출을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