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시장 공략하는 K-푸드…세계 제패 나선다
할랄 식품 시장 규모 약 2600조원…성장 가능성 높아
2025-05-29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식품기업들이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 시장을 겨냥해 할랄 식품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할랄 식품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3690억 달러(약 1800조원)에서 연평균 6.3%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1조9720억 달러(약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 문화는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게 느끼기도 하지만, 말레이시아 전국민의 65%가 이슬람이고,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로 인구 87%가 이슬람교도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0월부터 식음료, 화장품, 의류, 사무용품 등에 대한 할랄 인증 의무화도 시행한다.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남방 지역과 교역이 늘어나며 기업들은 수출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할랄 인증을 시작했다. 라면으로 시작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최근 김밥, 냉동만두 등으로 번지고 국내 식품 프랜차이즈들이 해외에 진출해 승승장구하는 만큼 현지 문화적 특성에도 빠르게 적응하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의 사업 가속화를 위해 할랄 인증을 받은 첫 비비고 만두를 선보였다. 현지화 전략에 맞춰 해외에 총 33개 생산시설을 설치했고, 제품 판매 국가 수는 70개국 이상으로 늘었다. 삼양 식품은 수출 초리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해 동남아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는 한국과 할랄 인증을 상호 인정하는 협약을 맺었고, 불닭의 입지가 다져진 뒤에는 현지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한 맛을 출시했다. 오뚜기도 세계인구의 24%를 차지하는 이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할랄 시장 공략 등 세계화에 주력하면서 베트남 공장에서 할랄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공장 설립 투자에 힘쓰고 현지화 전략에 기반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할랄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SPC그룹은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말레이시아 점포를 위해 조호르바루 공장을 준공했고, 제너시스 BBQ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모든 제품을 할랄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팔도는 인도네시아 할랄청으로부터 비락식혜를 포함한 음료에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수출용 비락식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향후 할랄 인증 품목을 확대해 면 브랜드까지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 식품의 할랄 인증은 국가에서도 주요 과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할랄 시장을 중요한 수출 시장으로 보고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할랄 관련 주요 상품을 발굴·육성하면서 수출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랄 시장은 국내 식품으로서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기준이 없어 불모지에 가까웠다”며 “불모지라는 말은 다르게 말하면 블루오션이라는 뜻이다.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많은 기업들이 수출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