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더 커진 巨野, 22대 원 구성부터 '대정부 공세' 예고
'총선 압승' 민주, 175석···범야권 192석 확보 '정권 심판' 앞세워 법사위·운영위 등 독식 나서
2025-05-2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권 심판' 민심에 힘입어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대정부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1대보다 범야권의 몸집이 커진 만큼 이들과 연대를 통해 정부·여당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그 첫 단계로 법제사법위원장·운영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확보, 여권을 공략하고 민생·개혁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부결·폐기된 이후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당이 21대 국회가 끝나는 상황에서도 민생 법안 처리에 비협조적인 만큼 상임위를 내줄 수 없단 입장이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그런 것(상임위 독식안)까지 전부 염두에 두고 있다"며 국회법 준수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받아들여 국정 기조를 대대적으로 전환한다면 협의할 수 있는 영역이 많겠지만, 지금은 그 자체를 거부해서 원 구성을 기일에 맞게 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는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원 구성 협상에 돌입했지만, 상임위 배분을 놓고 현격한 입장차를 보여왔다. 두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첫 만남 이후 주 1회 이상 회동하며 원 구성 등 협상에 나섰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설상가상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연기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 민심을 이유로 들어 국회의장직뿐만 아니라 법사위·운영위 등 주요 상임위를 확보하겠다는 주장이다. 우선 '법안 상정' 최종 관문인 법사위원회를 가져와 각종 민생·개혁 입법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겨냥하는 만큼 대통령실을 피감 기관으로 두는 운영위원회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운영위원장직을 확보한다면 국정감사를 통한 현안 질의와 대통령실 예산안 등을 심사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례에 따라 법사위와 운영위 등은 여당 몫이라며 맞서고 있다. 야당이 '정부 심판'을 내걸며 '채 상병 특검법',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등 처리를 예고한 만큼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법사위원장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운영위원장직 역시 대통령실을 향한 야당 공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 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민주당은 법정 시한인 다음달 7일까지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직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로부터 3일 안에 상임위원장이 선출돼야 한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다음 달 5일 열리는 만큼 원 구성 협상 시한은 이틀 뒤인 7일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면 국민의힘으로선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주요 상임위 독식에 거듭 반발하면서 법정 시한 내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례상 국회의장을 1당이 하면 법사위는 당연히 2당인 곳에서 차지하는 것”이라며 "운영위는 여당이 아닌 곳에서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가장 중요한 입장이고 상임위 구성의 출발점"이라며 야당 요구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