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립(而立)’넘어선 장수 식품 속속

짜파게티·비빔면·바나나맛우유 등 30년 이상 사랑받아

2014-03-18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매년 많은 식품들이 신제품으로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반짝 인기에 그치거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간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들이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짜파게티, 팔도 △비빔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등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장수제품으로 ‘이립(而立, 30세)’을 넘어섰다.

지난 1984년 3월 출시된 농심 짜파게티는 별식인 짜장면을 인스턴트화 한 라면으로 기존 짜장라면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출발했다. 이 제품은 스프가 면에 잘 섞이지 않고 뭉치는 기존 제품들의 단점을 보완한 것. 농심은 당시 국내 최초로 스프 제조에 그래뉼 공법을 도입해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스프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집 간짜장의 풍미를 그대로 재현해 대한민국 짜장라면 시장의 9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짜파게티는 출시 후 지난달까지 50억봉이 판매돼 단일품목으로 1조7000억원의 누적매출을 올렸다.이 제품은 지난해 전체라면 순위에서도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출시 이후 최대 매출인 13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농심의 전년대비 26%의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는 출시 30년이 지났지만 이 제품이 △짜파구리 △오빠게티 등 지난해 라면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모디슈머’ 열풍의 중심에 위치, 여전한 인기 고공 행진을 유지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항아리처럼 생긴 독특한 용기 모양 때문에 ‘단지 우유’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올해로 출시된지 34년이 됐다.

바나나우유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 제품은 가공우유 사상 최초로 단일품목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가공유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보통 가공우유의 원유 함량이 50% 안팎인 반면, 이 제품은 원유를 85% 이상 넣어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한 한국인들이 우유를 부담 없이 즐기면서 영양을 고루 섭취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빙그레 측은 설명했다.바바나맛 우유는 몇 해 전 흰우유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잠시 주춤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기발함이 돋보이는 광고로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히 하루 80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

팔도 비빔면도 1984년 출시돼 올해로 30살이 됐다. 이 제품은 분말형태의 라면시장에서 액상스프를 처음 도입하며 차갑게 먹을 수 있는 비빔면 시장을 개척한 제품이다. 비빔면은 매콤·새콤·달콤을 내세운 독특한 맛과 다양한 요리법으로 소비자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도 월평균 700만개 이상이 팔리는 등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며 신제품으로 출시된 식품들이 소비자에게 인식도 되지 않은 채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30년이 넘도록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제품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