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政, 한국의료에 사망선고” 촛불집회 단행… 의대교수 법적투쟁 지속
의협, 30일 오후 9시 전국 7개 장소서 정부규탄 촛불집회 진행 전의교협, 증원 중지 항고… 성대의대교수, 진료 축소 추진
2024-05-30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내년도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마무리되면서, 이에 반발하던 의료계가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방침이다. 증원 문제는 더이상 돌이킬 수 없지만, 의사들의 거센 반발로 의료공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예고대로 30일 오후 9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전국 7개 장소에서 개최한다. 의협이 대대적으로 거리 시위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2월 6일 증원이 처음 발표되면서, 2월 15일엔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가 동참하는 의대 정원 확대 저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규탄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3월 3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의협은 “대한민국정부가 한국의료에 사망을 선고했다”며 “의대증원 사태에 대한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호소하고, 국민건강을 되살리고자 하는 의료계의 노력을 다짐하기 위해 이번 집회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비과학적·비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의 문제점을 알리고 정부에 의한 한국의료 몰살정책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임현택 의협 회장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교웅 의협대의원회 의장의 애도사, 환자 보호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 영상 상영, 의료정상화를 촉구하는 국민 의견 청취 및 질의 답변, 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 및 수도권 외에도 6개 지역 및 권역에서도 촛불집회를 열어 의료사태 규탄에 나선다.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부산 해운대 구남로 광장에서, 대구·경북의 경우 동성로(구 대구백화점 앞), 광주·전남의 경우 광주 구도청(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북의 경우 전북도청, 대전·충북·충남의 경우 대전시청에서 촛불 집회를 진행한다. 강원은 이미 전날(29일) 저녁 8시에 강원도청에 모여 촛불을 들어올렸다. 의대증원 문제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니란 이유로 재판부로부터 원고적격성을 인정받지 못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법적 증원 중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고법이 전의교협·전공의·의대생 등이 의대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에 ‘기각’ 결정을 내리자, 의료계 측은 17일 재항고했다. 전의교협은 현재도 ‘의과대학 증원 정책’ 절차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중이다. 대법원에겐 “교육부장관에게 시행계획 및 입시요강 발표를 보류하라”는 내용의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 3천명이 제기한 ‘의대정원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 고법 세 건과 부산대 의대 재학생 4명이 포함된 재항고심 대법 한 건이 30일 이내로 결정되기를 소망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늘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됐고, 현재까지 법원이 응답하지 않아 의대증원은 더이상 무를 수 없게 됐다. 이에 일부 의대교수 단체는 지금보다 더 근무를 축소할 것이라 밝혔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주1회 금요일에 휴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휴진 시작 시점은 6월 중순 이후로 전망된다. 해당 비대위에 속한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기초의학교수 200여명(동시 최대접속자 168명)이 회의를 진행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진료 축소에 대한 명분은 의료공백으로 인한 교수들의 피로감이다. 당직 등으로 교수 근무시간 조정이 쉽지 않으며, 일부 교수들은 번아웃 직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다. 다른 대학병원도 같은 상황에 직면한 만큼, 성대의대를 필두로 추가 진료축소에 동참하는 교수비대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