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6월 반등장’ 베팅...빚투 8개월 來 최대
신용거래잔액 20조원 육박...삼성전자 향하는 투심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빚투(빚내서 투자)’ 금액이 20조원에 육박하며 최근 8개월 새 가장 큰 수치를 보였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인공지능(AI) 훈풍에 반도체주가 탄력을 받으면서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6332억원으로 최근 8개월 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신용거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잔액이 클 수록 ‘빚투’의 정도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해 9월 초 20조원을 넘긴 이후 거래소 등의 관리를 받으며 점차 감소하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2일·19조1535억원) 대비로는 4797억원 증가했다.
빚투는 코스피와 코드닥 시장에서 모두 증가 추세다. 코스피 신용융자잔액은 29일 기준 10조5409억원으로 지난 3월 7일 10조원을 넘긴 후 대체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도 29일 기준 9조923억원을 기록하며 이달 9일 9조원을 넘긴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소 등에 따르면 빚투가 몰린 섹터는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였다. 29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액이 6807억원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잔액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과 관련한 이슈가 단기적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업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에서 달라진 것은 크게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전망이 괜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투심이 흔들리기도 했다. 정민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여전히 HBM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에 합류할 수 있느냐 여부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봤다.
한편 삼성전자 다음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많은 곳은 △포스코홀딩스(5034억원) △셀트리온(3840억원) △포스코퓨처엠(2814억원) △SK하이닉스(249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