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군사 충돌… 방산주 ‘고공행진’

한화에어로 주가 연초 대비 57.28% 상승 “유럽 발 수요 증가...국내 방산 기업 수혜 ”

2024-06-02     이재형 기자
루마니아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세계 각국에서 물리적 충돌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K-방산’ 해외 수출에 대한 기대가 방산주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0일 종가가 20만4000원으로 연초(12만9700원) 대비 57.28%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국지전이 연달아 발발하면서 한화에어로의 해외 수주 물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주잔고를 확보 중인 국내 주요 방산주의 향후 주가 흐름이 긍정적”이라며 “올해 4분기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4월 폴란드와 다연장 로켓 ‘천무’ 72대의 발사대와 각각 사거리 80km 유도탄(CGR-80)과 290km급 유도탄(CTM-290)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6억4400만달러(약 2조2526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계약에는 조건이 걸려 있다. 정부 지원으로 11월 말까지 별도의 금융계약이 이뤄져야 발효된다. 국회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수출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월 수출입은행법의 법정자본한도를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대폭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계약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뿐만 아니라 한국의 방산업 전체가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방산 기업들, 특히 러-우 전쟁 이후로 유럽향 수주잔고가 증가한 유럽의 기업 위주로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국내 기업들 또한 그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국의 방산이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현재 경쟁국인 독일, 스위스 등과 비교해도 총생산능력(CAPA)에 뒤쳐지지 않으며 미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전차 ‘K-2’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의 주가도 상향 중이다. 주가는 연초 대비 34.39% 올랐다. 그간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했지만 올해 1분기에만 방산 부문 수주잔고가 5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 28대에 이어 올해 56대를 추가 수출할 예정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의 전차 수출은 다른 무기 대비 절차가 까다롭지만 압도적인 가성비와 풍부한 전방수요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올해 초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폴란드 잔여 물량에 대한 수주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루마니아와 K2 전차 실사격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으로 폴란드 외에도 추가 해외 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LIG넥스원 역시 연초보다 주가가 24.86% 올랐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단기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부족해보일 수 있으나 수주잔고와 이익체만봐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대규모 수주풀도 루마니아 신궁 및 천궁-II, 미국 비궁, 사우디 천궁-II가 남아있고 차기 제품 라인업들도 개발이 한창”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