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000만 시대…금융사 참전 러시로 긴장 고조
KB·토스 이은 세 번째…우선협상대상자로 LGU+ 선정
2025-06-02 김성지 기자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금융권의 알뜰폰(MVNO)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자본력과 인지도를 갖춘 금융사의 진출로 인해 중소 알뜰폰 업체는 물론, 통신사 등 알뜰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LG유플러스를 우선 협상사업자로 선정하고 이번 달 내로 알뜰폰 도매대가 계약을 체결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알뜰폰 사업 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해 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통신 3사가 입찰에 모두 참여했으며, 최종 선정된 LG유플러스는 1년 6개월간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 서비스를 구축한다. 그간 우리은행은 알뜰폰 사업 진출을 위해 꾸준히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신사업 제휴 추진 부서 산하에 전담 조직 신설했으며, 올해 2월 사업성 평가를 마친 후 알뜰폰 사업 담당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 900만명·가입회선 1500만을 돌파하며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가입자 10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 속, 올 4월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정식 인정했다. 첫 금융권 주자인 KB국민은행은 그동안 혁신금융서비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다른 금융사들도 해당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은 ‘리브엠’을 통해 42만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금융플랫폼 토스의 ‘토스모바일’도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 부수업무로 지정됨에 따라 금융사들은 통신요금제와 금융상품을 결합해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통신요금을 최대 1만7000원 할인해주는 ‘리브엠 2 카드’를 선뵈고 있으며, 친구와 함께 최대 3300원 통신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모바일도 유심 무료 배송, 10% 캐시백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알뜰폰 업계는 기존 통신 3사에 더불어 금융사까지 진입하며, 과도한 경쟁이 펼쳐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42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리브엠은 실상 4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의 조사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최근 그 성장세가 둔화됐다. 올해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은 △1월 7만8060건 △2월 6만5245건 △3월 4만5371건 △4월 2만158건으로 매월 감소하고 있다. 내년부터 알뜰폰의 최대 장점이었던 저렴한 요금제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뜰폰 업체는 이통 통신사의 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식인데, 망 사용료 관련 협상을 정부가 이동 통신사와 진행했다. 내년부터는 정부가 해당 협상에 개입하지 않는다. 중소업체들과 정부의 협상력 차이를 감안하면, 통신망 사용료 인상은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알뜰폰을 부수 업무로 허가해 모든 은행이 들어올 수 있게 돼, 통신 3사는 물론 금융사와도 경쟁을 해야한다”며 “약탈적인 가격경쟁에만 몰두해 알뜰폰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