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中 보복관세 난투…K-전기차·배터리 수혜?
EU, 中전기차 관세 내달 발표…10→25~30% 이상 인상 전망 무역전쟁 초읽기에…"호재 전망, 다만 글로벌 불확실성 경계"
2025-06-02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미국·유럽연합(EU)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 기업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는데, 미국과 유럽이 중국 기업에 관세 철퇴를 내리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산 주요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리도록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 대상은 중국산 수입품 180억 달러(약 24조6510억원) 규모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 붙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상향한다. 배터리 및 그 구성품, 관련 주요 광물에 대한 관세도 오른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현재의 7.5%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관세가 부과되지 않던 배터리 관련 주요 광물은 현재 0%에서 올해 25%로 상향되고, 역시 현재 관세가 없던 천연 흑연과 영구 자석도 2026년부터 25%의 관세가 붙을 예정이다. 유럽연합(EU)도 대중국 관세 전쟁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오는 5일로 예정이던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잠정 상계관세 부과 결정이 EU 의회 선거로 인해 7월 4일로 한 달 미뤄질 전망이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현지에선 중국산 전기차의 과잉 공급 및 저가 공세로 시장 교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반면 중국산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2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시장점유율이 지속 성장해왔다. 이에 EU 집행위는 지난해 10월 4일 중국산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에 따른 시장 왜곡 여부를 파악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상계관세를 부과할 예정인데, 약 25~30% 수준으로 관세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도 수입하는 대배기량 차량에 보복 관세를 매겨 미국의 관세 보복과 유럽연합(EU)의 무역 제재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글로벌 무역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계는 일단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의 경우 중국 전기차에 납품하는 배터리가 없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무역분쟁에다 주주환원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22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정책이 단기적으로 업계에 수혜를 줄 수도 있지만, 강대국들이 서로 보복성 정책을 쏟아내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