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죄 판결'에 분열된 美 여론…"내가 수감되면 대중 못 참을 것"

배심원 유죄 평결 놓고…트럼프 "나보다 아내가 힘들어" 형량 발표 시 소요 사태 시사도…국민 여론은 '양분' 상태

2025-06-03     이설아 기자
미국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지난달 30일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용 금전 지급' 의혹과 관련해 형사재판 배심원단이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한 것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7월 11일 최종 형량이 선고되는 것과 관련해 만약 자신이 수감된다면 대중들이 참지 못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죄 평결을 받고 형량 결정만이 남은 현 상황에 대해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나는 괜찮다"면서도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에게 매우 힘든 일이 되고 있다. 이 일은 나보다 내 가족에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징역이나 가택연금이 선고될 경우에 대해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을 참을지 모르겠다"며 "어떤 지점에서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에게 패배했다는 2020년 대선 결과가 발표되자 그의 극성 지지자들이 의회 의사당에 난입했던 2021년 1·6 사태 등이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가 7월 15일에서 18일까지 나흘간 개최되는 것과 관련해 "그것은 (정적들이 만든) 게임의 일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미 대의원들에 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지만, 정적들이 7월 11일 형량 선고 결과에 따라 후보를 부당하게 바꾸기 위해 전당대회 일자를 미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한 바이든 대통령측 비판에 대해 "나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정반대"라면서 "그들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당당한' 태도 유지는 유죄 평결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민의 약 절반이 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미국 여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에 대해 첨예하게 양분된 상황이다. ABC뉴스와 입소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 다음날인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성인 남녀 781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유죄 평결이 '옳다'는 응답자는 50%였다. 특히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응답자의 47%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입막음 돈 관련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가 아니다'라는 38%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불법을 저질렀다는 응답은 51%, 잘못을 저질렀지만 고의는 아닐 것이라는 응답은 12%, 잘못한 것이 없다는 답은 19%였다. 이같은 응답은 정치 성향에 따라 더욱 극명하게 나뉘었다. 민주당원 응답자 중 유죄 평결이 '옳다'고 답한 비율은 83%,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그만둬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79%에 육박했다. 반면 공화당원 중 두 질문에 대해 각각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나란히 1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