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종부세에 저출산'까지 이슈 선점…'중도 공략' 정책 확대

이재명, '저출산 대응 여야정 협의체' 설치 제안 '보수 공약' 1주택자 종부세 폐지안 먼저 꺼내

2024-06-03     조현정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연금 개혁부터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연일 주요 현안을 선점하며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 문제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제안하는 등 정책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쥘 모양새다. 입법 독주 이미지를 희석하면서 '정책 정당'을 부각, 중도 외연 확장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출산 대응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협의 기구 설치를 제안한다"며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결혼, 출산, 양육, 교육, 취업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힘을 모아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총선 때) 주거 자산 지원에 더해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저출생 종합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며 "제가 여러 차례 인구 위기 대응부 설치를 촉구했는데 최근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저출생 대응 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여당도 관련 내용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툴 것은 다투더라도 국가적 과제로 반드시 해야 할 주요 의제가 있다면 여야가 힘을 모아, 또 정부와 힘을 모아서 기획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을 전후로 각종 이슈를 선점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등 '정책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 보여준 독주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수권 정당'으로서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1주택자 종부세 폐지가 대표적이다. 진보 진영에 민감한 현안도 선제적으로 들고 나오며 중도층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 정책위원회는 1주택자 종부세를 폐지하거나 공제 금액을 올리는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 '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종부세는 실거주 1가구 1주택에 한해 90%까지 이미 감면 혜택이 있지만, 재산세·양도세·취등록세와 통합하고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위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보수 쪽 공약을 차용해 정국 주도권을 잡고, 중도층 민심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강경 일변도 입장에서 유연함을 발휘해 정부 여당과의 협상에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깔린 셈이다.

이 대표가 21대 국회 종료 직전 연금 개혁 관련 여당의 소득 대체율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총선 공약이던 전 국민 민생 지원금을 '차등 지급'으로 선회한 것도 이러한 전략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주택자 종부세 폐지는 당 내 반발이 거센 만큼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종부세는)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하는 여론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 추후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