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낡은 규제 혁파…생업 현장 숨통 트여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오랫동안 산업 현장을 짓눌렀던 낡은 규제가 조금씩 허물어지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혁신 정책과 더불어 업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점진적 규제 완화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그간 산업 현장을 옭아매던 규제 혁파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도 정비에 돌입했다. 지난 1월 9일 국회를 통과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제인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계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1호 킬러규제’인 화학규제 개혁을 위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개정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화평법·화관법 개정으로 신규화학물질 제조, 수입 시 등록 기준이 0.1톤(t)에서 1톤으로 상향됐으며, 화학물질의 유해성과 취급량에 따라 차등화된 관리체계를 적용하는 등 보다 합리적인 규제로의 전환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은 다양한 산업군이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일부 규제 해소로도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혁신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언급해, 향후 규제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 분야 규제도 서서히 풀리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그간 미성년자 술·담배 판매 적발 시 형사처벌과 함께 영업정지를 비롯한 행정처분을 받아왔다. 처벌 수위는 높지만 신분증 위·변조가 기승을 부리며 소상공인의 피해는 점점 늘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진행한 뒤, 미성년자에게 속아 처벌받는 억울한 소상공인 구제를 지시했다. 이후 중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영업자‧소상공인 대상 민생토론회에서 제기된 음식점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처분 면제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기부와 식약처는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음식점에서 청소년 대상 주류 제공행위를 적발한 경우 객관적 사실을 충분히 조사한 후, 영업자에 대한 행정처분 및 고발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도록 요청했다. 영업자가 선택할 경우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영업자 손실 등 피해를 최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