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제·민생’으로 상징되는 22대 국회가 되길 기대하며

2024-06-03     서효문 기자
범야권 192석의 22대 국회가 지난달 31일로 새로 시작됐다. 21대 국회와 여야 구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개혁’과 ‘투쟁’ 성향의 의원들이 21대보다 다수 포진된 국회로 현재까지 분석되고 있다. 필자는 21대 국회를 ‘정쟁’이라는 블랙홀만 있었던 국회라고 칭하고 싶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22년 이후에는 여야간 정쟁만 있을 뿐 그들이 강조한 경제·민생에 대한 행보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중 경제 법안은 사실상 ‘의원들의 총선 포스터 성과 나열요소’로만 치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윤 대통령 출범 첫 해인 2022년 가장 큰 화두였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 IRA)’ 등이 대표적이다.  미증유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한 이후 국내 경제는 다양한 대외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IRA를 두고 우리 정부와 21대 국회는 결과론적으로 정쟁만 펼쳤다. 우선 해당 법안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윤 대통령의 방미는 일명 ‘바이든 날리면’ 사건으로 허송세월 했다. 그렇다면 외교 무대에서 헛발질을 한 대통령과 달리 21대 국회는 나름 IRA에 대해 대처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헛발질에 보조를 맞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근본적으로는 온 국민을 청각 테스트에 휘말리게한 대통령에 있지만, 21대 국회는 이 사안에 대해서 진위여부만 따졌다. 여당은 야당이 대통령의 발언을 곡해해 국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대통령의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행동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런 정쟁이 이어지는 동안 IRA는 통과됐고, 국내 기업들은 법안 통과 전보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해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당시 시작된 헛발질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임기가 종료된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경제법안들이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것이 ‘K-칩스법’, ‘AI기본법’ 등이다.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인 K칩스법은 해당 기업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것을 6년 연장하는 내용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지난 1월 발의됐으나 21대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본격 진흥하는 토대를 만드는 취지의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AI기본법) 제정안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해당 법안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 역시 처리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해당 법안은 정무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 안팎에서 시끄러울 뿐 사실상 폐기됐다. 산은의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22대 국회에서 다시 걸을을 시작해야 한다. 일부 굵직한 것만 나열해도 21대 국회는 경제·민생 부문에서 F를 줘도 논란이 없다. 마이너스를 주는 것이 더 합리적일 정도로 해당 부분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21대 국회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처리 못한 ‘식물국회’였다. 매우 큰 실망감을 가지고 있지만 필자는 기저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 임기를 시작한 22대 국회가 총선 기간 공약했던 것처럼 민생·경제 법안을 가장 많이 통과한 시기라고 기억되길 바란다. 앞서 설명했듯이 개혁·투쟁 성향들의 초선 의원들이 많이 들어간 만큼 정치분야를 넘어 경제·민생 분야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경제·민생 법안 처리에도 힘써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