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도…웃지 못하는 이커머스

지난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19.8조원 C커머스 한국시장 공습 등 경쟁 격화↑

2025-06-0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온라인 시장 규모가 커지는 모양새지만, 이커머스 업계는 마댱 달갑지 않다.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공습 등 여파로 출혈경쟁이 이어져 수익을 효율적으로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시즌 맞춤 행사 마련, 직구 역량 제고, 멤버십 서비스 개편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분석한 ‘4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동월 대비 10.5% 늘어난 19조8027억원으로 4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음식료품이 지난해 보다 18% 늘어난 2조7744억원 거래되면서 오름세를 견인했다. 이는 가정의달을 앞두고 쇼핑몰의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음식료품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할인지원 등에 따라 농축수산물 거래액도 26.2% 상승한 9909억원으로 확인됐다. 가전·전자도 때이른 더위 영향으로 13.1% 증가해 1조2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쇼핑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4조8026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9% 올랐다. 모바일 거래액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8%로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 기준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이 22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오는 2026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는 뚜렷하지만, 출혈 경쟁 격화로 레드오션에 빠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공습으로 한국시장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주도권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다. C커머스의 초저가 공세 속에 쿠팡이 올해 1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게다가 싱가폴 기반 이커머스 기업 큐텐도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며 사세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둘러싸고 샅바 싸움이 본격화되자 업체들은 시즌 맞춤 행사 마련, 직구 역량 제고, 멤버십 서비스 개편 등으로 돌파구 찾는 모습이다. 컬리는 멤버십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간 로열 고객을 위해 선보였던 컬리 러버스 제도를 이달까지 운영하고 혜택을 다양화한 ‘VIP 제도’를 내달 1일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이용 특전을 마련했다. SSG닷컴은 직구 역량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월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의 공식 브랜드관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이달초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 ‘마이테레사’의 해외직구 공식 브랜드관을 신설했다. 마이테레사는 2006년 온라인몰을 세우고 현재 몽클레르, 발렌티노 등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11번가는 버티컬 서비스과 특화 전문관을 앞세우고 있다. 올 초 선보인 간편식 버티컬 ‘간편밥상’, 트렌드 패션 버티컬 ‘#오오티디’, 뷰티 구매고객 혜택 프로그램 ‘뷰티라운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다양한 쇼핑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카테고리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쿠팡은 여름 프로모션을 연거푸 전개해 계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가전·디지털 카테고리 상품을 할인가에 내놓는 ‘6월 파워풀위크’ 행사를 오는 16일까지 연다. 올해 한국산 제품 직매입에 22조원을 투입하고, 향후 3년간 물류 경쟁력 제고에도 3조원을 쏟아 붇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시기를 겪으면서 대체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졌고, 국내업체는 물론 C커머스까지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하면서 온라인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국내업체 입장에선 신선식품, 뷰티, 여행 등 해외 플랫폼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카테고리를 강화해 차별화를 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