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도발에 아프리카와 연대 의지···"철저한 안보리 결의 이행으로 평화 지킬 것"

4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사 동반 성장·지속 가능 등 협력 원칙 제시

2025-06-04     이태훈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와 함께 힘을 모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및 각종 미사일 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등 대남 도발을 지속하는 것에 아프리카와 연대해 대응할 뜻을 피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북한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주 초에 걸쳐 군사정찰위성을 네 차례 발사한 데 이어 각종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며 "최근 며칠 사이에는 오물을 실은 풍선을 잇달아 우리나라에 날려 보내는 등 지극히 비상식적인 도발을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년 동안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평화를 증진하는 데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며 "아프리카 평화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국제무대에서도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과 여러 수교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그랜트 해리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프리카 담당 선임보좌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아프리카 국가는 30곳이며 무역 규모는 연간 1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안보리 제재를 어기고 '외화 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북한 의료진 파견을 받은 것으로도 전해진다.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는 북한의 외화 벌이를 막기 위해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파견을 금지했으며 안보리 회원국들은 자국 내 북한 노동자가 있을 경우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아프리카는 국제사회 제재로 경제 숨통이 조여지는 북한의 '마지막 활로'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보다 적극적인 안보리 결의 이행 협조를 받아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동반 성장 △지속 가능성 △강한 연대 등 한-아프리카 협력의 3대 원칙도 밝혔다. 먼저 동반 성장과 관련해선 "어느 한쪽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교류와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한다"며 경제동반자협정(EPA)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고 했다. 투자 측면에서는 투자보장협정을 확대하고 양측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촉진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국가 간 협력 촉진을 위해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수준으로 ODA(공적자금원조) 규모를 확대하고,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수출 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한국의 첨단기술과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 결합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녹색 사다리'를 계속 확장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아프리카의 식량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과거 유엔과 국제사회가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준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지금은 대한민국의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빛부대는 남수단에서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한-아프리카의 인연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