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과방위 '탈환' 의지···"언론 탄압 저지가 총선 민심"

4일 '언론탄압 저지' 야7당 공대위 출범 여야 대치 속 과방위 탈환 명분 쌓는 민주

2024-06-04     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전반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탈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과방위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상임위로,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에 이은 제3 뇌관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언론탄압 저지'가 총선 민의라며 이를 위해 과방위를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탄압 저지 야7당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이번 총선 민심은 명확하다.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앞으로 전진시키라는 국민의 요구"라며 "언론 탄압을 끝장내고 언론자유를 지키며 방송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총선 민심을 올바로 받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언론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방송 3법'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 권한을 외부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언론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력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방송 3법 입법을 추진하려면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 과방위원장직을 가져오는 게 필수다. 방송 3법 입법을 반대하는 여당 의원이 과방위원장이 될 경우, 이 문제가 상임위 논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제원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21대 후반기 국회 마지막 과방위원장을 맡으면서 민주당 요구사항은 상임위 회의장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대위 출범은 민주당의 강력한 과방위 탈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이 민주당만의 주장이 아닌 야당 전체의 목소리라는 것을 강조해 대여 협상력을 키우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가진 현안 기자간담회에서도 '과방위 양보 불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방송 3법 관철을 위해서는 반드시 과방위도 우리가 꼭 필요한 상임위"라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윤석열 정권은 총선 민심을 받들지 않고 독주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입법부가 확실하게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견제를 할 수 있는 상임위는 운영위·법사위·과방위라는 점을 누누이 말씀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원 구상 협상에서 과방위를 반드시 가져와 KBS·MBC(방문진)·EBS 공영방송 3사 이사회 임기가 차례로 종료되는 오는 8~9월 전까지 방송3법 재입법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운영위·법사위·과방위원장을 모두 가져간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분 방식을 이번에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