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 여름 휴가는 시골 어때요…촌캉스 열풍

가치소비·이색적 경험 지향하는 MZ세대 사이 촌캉스 각광 방한 외국인 관광객 오름세…촌캉스 유입 기대감 커질 전망

2024-06-09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촌캉스(村+바캉스) 열풍이 지속 확산하고 있다. 촌캉스는 시골을 의미하는 ‘촌’과 휴양을 뜻하는 ‘바캉스’의 합성어로 아늑한 시골에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만끽하는 휴가다.

이는 가치소비와 이색적 경험을 지향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엔데믹 전환과 한류 붐으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촌캉스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4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달의 89.5% 수준이다. 지난 4월 기준 방한 관광객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41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일본(22만9000명), 미국(12만3000명), 대만(11만8000명), 베트남(5만3000명) 등 순이었다. 미국과 대만은 2019년 같은 달보다 많아 각각 19.7%, 4% 올랐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83%, 79% 수준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올해 1∼4월 누적 방한객은 487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6.9% 늘었다. 이는 2019년 동기 대비 88.8% 수준이다. 중국이 14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90만명), 대만(42만명), 미국(37만명), 베트남(16만명) 등이 뒤따랐다. 이러한 추세를 겨냥해 지자체는 각종 촌캉스 프로그램 및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 남해관광문화재단은 남해의 정취를 경험할 수 있는 ‘촌캉스’ 여행 상품을 출시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그 일환으로 남해여행 구독 서비스 ‘남해로 ON’의 특화여행 상품인 ‘남해 외갓집’ 운영자를 모집했다. ‘남해 외갓집’은 관광객이 남해 지역주민의 집과 마당을 활용해 캠핑과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이다. 재단은 올해 예약체계와 서비스 매뉴얼을 개선해 더 많은 지역민과 관광객이 유입되도록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남 고흥군에선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 및 촌캉스로 외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고흥군에 따르면, 지난달 13~17일 브라질, 대만, 스페인, 포르투갈 등 외국인들이 지역을 둘러보며 자연을 느끼고 다양한 체험을 했다.
부여
부여군은 2022년 하반기부터 도농교류 플랫폼 ‘부여 서울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을 원하는 서울시민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농 교류 플랫폼으로 서울시와 부여군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재 서울시 공모를 거쳐 지자체 6개소(상주·괴산·영암·영월·부여·남해)를 선정해 전개하고 있다. 부여군에 따르면, 부여 서울농장은 지난해 방문 1712건을 유치하고, 7000여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군은 올해 도시민에게 계절 맞춤형 농촌 체험, 역사, 힐링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색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강원 횡성군은 지역 관광업계와 협업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두소매를 걷어붙인다. 지난 5일 군은 횡성문화관광재단과 웰리힐리파크, 여행사 대표단, 농업회사법인 ㈜진삼애, 구방한과 ‘인바운드 관광사업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체류형 관광상품과 콘텐츠 고안, 관광객 유치 관련 정보 공유, 관광상품 지속 운영 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인바운드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로 주말 방문객 쏠림 현상을 완화해 평일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촌캉스, 여행, 나들이 등 여름철 외부 활동에 필요한 아이템을 선보여 수요를 흡수하고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쿠팡은 여름 준비 필수품을 대폭 할인해 공개하는 기획전 ‘얼리썸머페스타’를 이달 30일까지 연다. 해당 행사는 식품, 가전, 생활용품, 패션, 여행 등 쿠팡 모든 카테고리의 여름 상품을 집약한 대형 기획전으로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최대 50% 즉시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메가MGC커피는 ‘여름날의 촌캉스’ 콘셉트로 여름 시즌 음료와 베이커리 메뉴를 앞세우고 있다.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를 즐기는 ‘러스틱 라이프’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바쁜 일상을 벗어나 시골에서 여유를 즐기는 촌캉스 트렌드가 젊은 세대부터 외국인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라며 “고령화와 인구소멸을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에서도 이른바 러스틱 라이프를 강조하는 콘텐츠를 마련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