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훈풍에 반도체도 통신도 ‘훨훨’
‘HBM 공급’ SK하이닉스, 올해 들어 주가 33% 상승 엔비디아 1분기 매출 34조원...전년 比 262% 증가
2025-06-09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엔비디아가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증명하면서 SK하이닉스 등 관련주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7일 전 거래일보다 1만3800원(7.12%) 오른 20만7500원에 장을 끝냈다. 주가는 올해 들어 7일까지 46% 가까이 급등했다. 이 기간 외인이 3조145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향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 반도체 분야 선두인 엔비디아가 있다.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최근 4분기 연속 시장의 기대를 뛰어 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60억달러(약 34조원)로 전년 동기(71억9200만달러) 대비 26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221억달러)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5%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엔비디아의 주력 상품인데, 연산 속도가 빨라 AI용 반도체로 쓰인다. 이 GPU에 고성능 D램 메모리인 HBM이 탑재된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 올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가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가격 프리미엄이 붙은 HBM3E이 납품되며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반 D램 생산능력이 부족해 하반기에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PC 등의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훈풍에 통신주도 힘을 받고 있다. SKT는 7일 전 거래일보다 400원(0.78%) 오른 5만1900원에 마감했다. 올해 2월 52주 신고가 경신한 뒤 5만원 초·중반대 유지 중이다. SK텔레콤(SKT) 주가를 밀어 올리는 이유도 엔비디아에서 찾을 수 있다. SKT는 엔비디아와 AI 분야에서 오랜 동맹 관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SKT는 최근 엔비디아와 관계가 깊은 글로벌 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Lambda)에 투자했다. 람다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받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SKT는 이 투자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 DC란 AI 학습과 추론 등에 필수적인 GPU 서버,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전력 공급, 열효율 관리를 위한 냉각시스템을 제공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유영상 SKT 사장은 “AI 관련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 대한민국과 글로벌 AI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