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금투세 폐지 등…여야 '감세' 경쟁 치열
민주,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이어 '상속세 완화' 시사 국민의힘, '기업 상속세 완화'에 '재초환' 폐지도 주장
2024-06-09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의 감세 정책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에 이어 '상속세 일부 개편'을 띄우자 국민의힘은 기업 상속세까지 전면 개정하자고 맞받았다.
또 당론 1호 법안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채택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폐지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어서 감세를 통한 중도층 민심 잡기에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종부세와 금투세 폐지는 물론 상속세를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감세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도 여기에 맞춰 다음달 종부세 폐지, 상속세율 조정 등 종합적인 세제 개편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이 1주택자 종부세 폐지 검토를 시작으로 상속세 완화까지 시사하며 '감세 대결'에 불을 지핀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여기에 화답하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감세안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상속세 완화 방안은 현행 일괄 공제액 기준을 현행 5억원에서 6억~7억원으로 올리는 게 핵심이다.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과표구간 5억~10억원인 중산층 가구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주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더해 기업 상속세까지 손질하자고 제안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 상속세) 최고 세율은 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중소·중견기업은 상속세 때문에 사업 승계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고 대주주들이 오히려 주가 상승을 꺼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부추기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속세에 대해서는 경제발전과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며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위하고 기업의 성장을 돕겠다면 상속세를 미세 조정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재초환 폐지도 추진한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1호 법안으로 재초환 폐지 법안을 발의하고 "재건축사업 활성화를 통해 제대로 된 주택공급을 이뤄내고, '이중과세'로 국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는 당내 반발과 국민의힘이 1주택자 종부세 폐지에서 더 나아가 종부세를 아예 폐지하자고 판을 키우자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개별적인 견해들이 제출되고 법안을 준비하는 움직임들이 나오자 시민사회에선 민주당이 종부세를 폐지하려는 게 아니냐, 완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 주도로 세제개편 연구를 위한 당내 모임을 결성하고 여기에서 시간을 두고 종부세·상속세·금투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모임에는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통' 안도걸 의원과 임광현 원내부대표 등이 참여한다. '우군'인 조국혁신당의 반발도 민주당에는 부담이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을 향해 "민생 입법을 이끌어야 할 제1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자 감세'와 궤를 같이 하는 종부세 폐지를 검토한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이라며 "자산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윤 정부를 막아 세우지는 못할망정, 그에 가세하는 듯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