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모바일 40년, 78조 경제적 파급효과…"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익률은 최저"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올해 4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산업이 연간 78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이통사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수익성은 최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한국은행이 작성한 산업연관표(1985~2020년)를 활용해 국내 이통 산업의 연관 효과를 조사한 결과, 2020년 국내 이통 산업의 총 생산유발액은 78조 2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통 서비스 업종에서 파생된 직접 생산유발액이 46조 7599억원이며, 모바일 서비스와 연관이 큰 타산업 생산유발액은 31조 4502억원이다. 이는 지난 1985년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창출한 생산유발액 2조 4105억원 대비 32배 성장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통 서비스의 자체 생산유발액은 1985년 2조 644억원에서 2020년 46조 7599억원으로 약 22배 성장했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지난 1991년 무선호출 83만 7000명, 이동전화 16만 3000명을 기록하며 최초로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23년 말 8389만 회선(이동전화·사물인터넷(IoT)·기타회선 포함)으로 80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이통 서비스는 1984년 SK텔레콤이 아날로그 이동통신(1G) 시대를 연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1996년에는 CDMA(2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2019년 4월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가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연관산업의 경제적 파생효과도 2020년 31조4502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07년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 인터넷 플랫폼, 온라인 쇼핑, 모바일 금융, 모바일 동영상 및 게임 등 디지털 신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파급효과가 배가됐다.
이 중 오프라인 커머스를 비롯해 온라인 쇼핑, 홈쇼핑 등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 생산유발액은 1985년 218억원에서 2020년 7조7947억원으로 357배나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포털, 모바일 플랫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20년 플랫폼산업(기타 IT,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과 콘텐츠산업(방송서비스·영상, 오디오물 제작 및 배급)에 미친 생산유발액이 각각 1조8445억원, 1998억원에 달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인텔리전스가 올해 2월 발표한 ‘5G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5G 연결성 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기술력 측면에서 주요국 중 1위로 평가됐다. 또한 2022년 기준 한국의 5G 가입자 비율은 36.4%로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이통 산업은 이같이 세계 최정상급 기술력과 서비스로 기술력과 서비스 수준에서도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수익률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세계 주요국들의 이통사 영업이익률을 보면 미국 18.1%, 일본 16.6%, 유럽 15.3%, 중국 10.3%로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7.5%로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의 경우도, 영업이익률은 10.0%로 국내에서는 가장 높았지만, 글로벌 통신사인 AT&T(19.2%), NTT 도코모(18.6%), 도이치 텔레콤(18.6%), T-모바일(18.2%) 등보다는 한참 낮은 11위에 그쳤다.
낮은 수익률에도 국내 이통사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은 중국의 국영 이통사들과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2023년 주요국 이통사의 기업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공시기업 기준)은 차이나텔레콤이 2.6%로 가장 높았고, SK텔레콤이 2.2%로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국내 이통 3사는 인공지능(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거대언어모델(LLM)과 AI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국내 이동통신 기업들은 1984년 이동통신 상용화 후 첨단통신기술을 각종 서비스에 접목하며, 디지털 신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발전시켜 왔다"면서 "특히 글로벌 주요 이통사와 비교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소비자 후생 확대와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