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부터 동네병원까지 문닫나… 의료계 셧다운 가능성 고조
조규홍 장관, 개원의 집단휴진 대응 위해 진료명령·휴진 신고명령
2025-06-10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개원의가 주축인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집단휴진을 선언한 가운데, 정부가 개원의에 대해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를 내리기로 했다.
1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의료법에 근거해 개원의에 대한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번 명령에 대해 ”의료계의 집단휴진에 대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협의 집단휴진을 저지할 법적 근거로 ‘공정거래법 위반’을 들었다. 조 장관은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의협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의 법적 검토에 착수하겠다"며 "의료계 전체의 집단 진료거부는 국민과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19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발발한 의료공백은 이들이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 머물러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종합병원과 동네의원은 보통 전공의가 없는 데다, 이번 투쟁에도 참여하지 않아 우려할 수준의 의료 혼란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의협이 최근 진행한 집단휴진 여부 투표에 개원의가 대거 참여, 찬성 의사를 표명하면서 현행 의료공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9일 의협은 의대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 지난 4~7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단행동 여부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의협이 실시한 집단휴진 투표에서 유효 투표인원 12만9200명 중 7만800명이 투표해 54.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개원의가 2만4969명으로 가장 많았고, 봉직의 2만4028명, 의대 교수 9645명, 전공의 5835명, 군의관·공보의·사직전공의 등 기타 632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90.6%는 ‘강경 투쟁에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73.5%는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1만명 정도임을 고려해보면, 2만명이 넘는 개원의의 집단행동은 국내 보건의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집단 진료거부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설득하고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직 전공의를 향해 "언제든, 어떤 형식이든 상관 없이 대화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며 "의료계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먼저 연락을 시도하는 중이며, 회신이 오는 대로 즉시 대화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정부는 각 수련병원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전공의에 내려진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한 바 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조 장관 또한 "복귀를 위해 모든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며 "환자 곁으로 돌아와 미래 의료체계를 정부와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날 중대본에선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는 이번 주 산하 2개 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상급종합병원 혁신 모델을 검토하고, 의료사고로부터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오는 13일에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가 상급종합병원의 운영구조 혁신을 위한 수가, 전달체계, 인력 구성 등 종합적인 접근에 대해 논의한다. 14일에는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가 환자 권익보호 강화를 위한 환자, 시민사회단체의 제안 과제를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