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재개에 與 "당연히 할 일" 野 "치킨게임 중단"

전날 대통령실 NSC 상임위서 결정 안철수 "북한 체제 위협적 수단" 정청래 "국민 볼모 위험한 도박"

2025-06-10     문장원 기자
합동참모본부는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부가 북한의 오물 풍선 재개에 맞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을 두고 여야가 연일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 결정에 힘을 실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남북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유치한 치킨 게임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과거 문재인 정부 때처럼 너무 소극적으로 대하는 것은 국민도 원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조 의원은 "대북 확성기 수준을 더 넘어서 좀 더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국방력을 더 기를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항상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보 인식을 고취시키고 있어야 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즉각적인 대응과 응징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을 옹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성기 방송 등의 대북 심리전은 북한 체제를 흔드는 위협적인 수단"이라며 "장마당의 활성화, 인터넷의 발달, 북한 MZ세대의 의식 변화로 북한의 체제가 예전처럼 공고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북한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진행된 각종 남북회담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했다"며 "결국 북한의 오물 풍선은 김정은에게 자충수로 돌아갈 것이다. 실생활과 밀접한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키고, 우리 정부의 원칙 있는 대응이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남북 간 국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 전단으로 시작된 게 결국은 국지전 또는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며 "남북 당국들이 과연 국민의 안전, 국가 공동체의 안전을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 자중하고 공존할 길을 찾아야 한다. 안보는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게 진정한 안보"라며 "북한 당국을 규탄하면서도 남한 당국의 자중과 또 신중한 대응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확성기 카드를 꺼낸 정부의 강 대 강 대응은 국지전까지 비화할 수 있는 긴장도를 높이는 행위"라며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북한을 향해 화풀이만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고 질타했다. 정 최고위원은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모두 단절된 상태에서 강 대 강 대결로만 치닫는 것은 결국 국민을 볼모로 하는 위험한 도박"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는 강구해 달라"고 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북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군은 오후 5시부터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2시간 동안 가동했다.

다만 군은 추가적인 대북 방송 실시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며 "또 장비의 휴무·휴동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필요한 시간만큼 필요한 시간대에 작전을 하고 있다. 세부적인 현안과 위치는 공개가 불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