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체된 中企 수출…해외법인으로 돌파구 마련
중소기업 수출 규모·기업 수 정체…수출 대상국도 제한적 중기부, 해외진출 지원 발표…법인 설립 자금·문화 차이 해소
2025-06-10 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중소기업 수출 규모와 기업 수가 정체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수출을 넘어 해외진출 지원에 나섰다. 해외법인 신설 자금 확보를 지원하고 외교부 등과 연계해 진출기업의 조기 안착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10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수출액이 1100억달러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118억달러였다. 2021년 처음으로 1100억달러를 돌파, 1155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감소하는 모습이다. 수출 중소기업 수 역시 9만4000개 내외로 정체된 상황이다. 2022년 수출 중소기업은 9만2448개였으며, 지난해에는 소폭 상승한 9만4635개였다. 수출 대상국도 특정 국가에 제한됐다. 지난해 중소기업 총 수출액 중 75% 이상이 주요 수출국인 중국, 미국, 베트남, 일본에서 발생했다. 새 시장에서의 수출 증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 글로벌화 지원 대책’을 내놓으며 기존 수출 중심 정책을 해외진출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탄소중립·ESG 정책 강화 등 무역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이 급증한 일부 산업 내에서 현지 시장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법인 설립은 성장 기회 포착과 운영비 절감 등 장점이 있다. 해외에 거점을 마련할 경우 현지 수요를 빠르게 포착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현지에서 직접 원자재 등을 수급해 수출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 게다가 현지법인 인근 국가로도 진출이 용이하다. 반면, 위험도 따른다. 현지법인 설립에 드는 막대한 자금, 문화에 따른 사업 수행 방식의 차이, 정치적 사안 민감성 등을 해결해야 한다. 중기부는 이러한 해외진출 애로사항에 맞춤별 지원책을 제시하겠단 계획이다. 중기부는 자금 마련책으로 해외진출 전용 바우처와 저금리·대규모 융자를 지원한다. 필요한 경우 자금 조달이 용이하도록 보증도 연계해 중소·벤처기업의 부담을 낮춘다. 바우처 사업을 통해 현지진출에 필요한 서비스를 패키지로 구성해 지원한다. 국가별 특성에 맞는 전략 수립, 현지 시장·환경 조사, 법인 설립 및 인·허가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베트남 등 해외진출이 활발한 국가에 시범 적용한 후 지원범위 등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직접적인 자금 확보를 위한 지원으로는 스케일업 융자와 동반진출 상생 프로그램 등이 있다. 스케일업 융자는 중기부가 기술·사업성 평가를 거쳐 저금리·대규모 융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에 스케일업 융자를 신설해 중기부가 고정 저금리에 최대 50억원을 지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해당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기술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해외사업자금보증’도 기존 30억원에서 5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사업자금보증은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현지 금융기관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기보가 보증인으로 나서는 정책이다. 이어 동반진출 상생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대기업과 협력기업으로서 함께 해외에 진출할 경우 최대 3년간 10억원을 지원해 현지법인 설립에 드는 제반 비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생산시설 구축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경우 기보 보증으로 최대 2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외교부와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창업지원사업인 ‘팁스’(TIPS)를 외교부의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인 ‘CTS’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CTS는 공적개발원조(ODA)에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개도국에 진출할 경우 기술개발, 현지 실증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기부는 팁스 성공 졸업기업이 개도국 진출을 희망할 경우 CTS 연계사업을 통해 현지 실증 및 사업화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하겠단 방침이다. 한편, 해외진출의 또 다른 어려움인 문화 차이에 따른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선 민·관 합동 지원 협의체를 구성한다. 민·관 지원 협의체는 재외공관 주재, 공공기관·기업 등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지 정보를 제공하고, 진출 애로사항을 종합적으로 해소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위해 해외진출 거점 역할을 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K-스타트업센터(KSC)의 기능을 강화한다. GBC와 KSC는 각각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 주요 교역거점지에 조성된 공간이다. 사무공간 제공은 물론, 서비스·행정까지 지원한다. 이번 대책에 따라 향후 GBC와 KSC는 해외법인 설립·운영에 따른 애로 해소 중심축 역할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