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그림과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 특별 해설
8일 용인문화재단 주최로 용인시문예회관서 열린 음악회에서 풍부한 지식 제공
고흐·샤갈·클림트 등 유명 화가들 그림과 일화에 관련 음악 설명
그림 등의 설명 듣고 성악가 네 명의 노래 들은 관객 열광
그림 스토리와 노래가 조화 이루도록 이 시장이 모든 그림과 곡 선정하고 해설
2025-06-10 김길수 기자
매일일보 = 김길수 기자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8일 저녁 6시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시문예회관에서 열린 ‘그림과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에 그림과 음악의 해설자로 참여해 시민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용인문화재단이 주최한 이날 음악회는 화가들의 미술 작품과 잘 어울리는 노래들을 선정해서 그림과 화가들에 대한 설명, 음악과 관련한 스토리를 이상일 시장이 설명하고 성악가 4명이 10곡을 노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들려준 그림과 화가, 음악 스토리는 평소 그림ㆍ음악ㆍ문학 등에 대한 특강을 여러 차례 해 온 이 시장이 직접 준비한 것으로, 이 시장은 이날 10곡의 노래에 맞는 그림들을 보여주며, 그림의 내용, 화가의 삶, 불려질 노래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소프라노 박지현ㆍ정찬희 씨, 테너 진성원 씨, 바리톤 김승환 씨가 무대에 올라 오페라 아리아, 팝송, 샹송, 독일 가곡 등을 불렀으며, 반주는 피아노의 목혜민 씨, 바이올린의 박혜진 씨, 첼로의 김자영 씨가 맡았다.
이상일 시장은 무대를 열면서 “용인하면 이제 ‘반도체’가 떠오를 만큼 반도체 분야의 발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그건 그것대로 잘 챙기면서 문화예술, 교육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발전도 도모할 것"이라며 "특히 문화예술은 시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분야인 만큼 좋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시민들께서 향유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이 시장은 먼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아레나>, <밤의 카페 테라스>, <까마귀가 나는 밀밭> 등의 그림을 소개하며 고흐의 삶과 화풍, 그림에 담겨 있는 ‘별’의 의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고흐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독특한 설계를 한 아를의 건축물 '루마 아를' 등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인 김환기 화백이 남다른 친분을 간직한 김광섭 시인의 잘못된 부고를 뉴욕에서 전해 듣고 시인을 생각하며 그에게 별을 헌정하듯 그린 작품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 제목이 김 시인의 ‘저녁에’라는 시의 시구이고, 유심초가 시인의 시를 같은 제목의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김 화백의 또 다른 작품인 <우주>, <항아리와 매화>, <산> 등의 작품을 보여주면서 "<우주>는 132억원에 팔렸는데, 한국 작가 그림 중 공식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별’ 하면 또 떠오르는 음악이 있는데 자코모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La Tosca> 중 <별은 빛나건만>이란 노래"라며 "소프라노 토스카와 화가 카바라도시의 사랑을 그린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별은 빛나건만>은 카바라도시가 처형당하기 전 토스카와의 사랑을 노래하는 곡인데, '그녀를 사랑하는 꿈은 이제 무너지고 말았다.
내 짧은 생에서 이런 사랑은 한 적이 없었다'는 등의 노랫말이 애잔한 마음을 갖게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의 설명이 끝나자, 소프라노 정찬희 씨가 무대로 나와 미국 팝송 가수 돈 매클린(Don Mclean)이 고흐의 일대기를 읽고 감동해서 작곡한 <빈센트(Vincent)>를 불렀다.
이어 바리톤 김승환 씨가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테너 진성원 씨가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했다.
성악가들이 노래할 때 무대 뒤 화면엔 이 시장이 소개한 그림들이 다시 나타나 관객이 음악과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 시장은 이어 “사랑을 이야기하자면 '사랑의 시인', '색채 마술사'란 별명을 가졌던 화가 마르크 샤갈을 뺄 수 없다"며 "그는 ‘삶과 예술에 있어 단 하나의 의미 있는 색채는 사랑’이라고 말했을 만큼 사랑이라는 주제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고 했다.
이 시장은 "프랑스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천장은 프랑스 정부 의뢰를 받은 마르크 샤갈이 그린 작품으로 꾸며져 있는데 제목은 <꿈의 꽃다발>인데, 뉴욕타임스는 '오페라 가르니에의 가장 아름다운 좌석은 천장에 있다'고 했다"며 천장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샤갈의 작품 <생일>, <에펠탑의 신랑 신부>, <산책> 등과 함께 샤갈과 부인 벨라의 사랑 등 화가의 삶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프랑스 샹송 가수인 에디트 피아프와 1940년대 세계 복싱 미들급 챔피언 마르셀 세르당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피아프의 대표곡 중 하나인 ‘사랑의 찬가’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난 세르당과의 사랑을 노래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인 이탈리아 베로나 이야기, 둘의 유명한 '발코니 키스' 관련 그림과 영화의 장면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키스>를 주제로 한 유명 화가들의 조각과 미술 작품도 보여줬다.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피카소의 <키스> 등 각기 다른 화풍으로 표현된 같은 이름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어 소프라노 박지현 씨가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를 선사했고 소프라노 정찬희 씨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 <A Time for us>를 불렀다.
이 시장은 "원수 집안 자녀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과 죽음이 두 집안을 화해로 이끌었다"면서 다른 스토리를 이어갔다.
그는 피카소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상상력을 잘 보여주는 청동 조각작품 <황소머리>, 피카소가 9살 때 그린 그림인 <피카드로(투우사)>를 소개했다.
이어 페르난도 보테로의 <마타도르(투우사)>, <투우사의 죽음> 등의 그림을 보여주며 "콜롬비아 출신으로 세계적 화가 반열에 올랐던 보테로의 화풍은 대상을 볼륨감 있게 그리는 것인데 이는 콜롬비아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볼륨감은 건강성, 긍정성 등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 시장은 '마타도르'는 투우장에서 소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투우사란 뜻인데, 음해로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미의 ‘마타도어’라는 용어가 '마타도르'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어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피아노 치는 슈베르트> 그림과 화재로 타버린 스토리, '가곡의 왕'이란 별명을 지녔던 슈베르트의 삶 등을 소개하며 그가 남긴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에 실려 있는 <세레나데>를 같이 들어보자고 했다.
이 시장은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가 남긴 가장 유명한 가곡 중 하나인 <겨울 나그네>와 함께 명작으로 꼽히는 데 총 14곡으로 구성됐으며, 그 중 세레나데는 4번째 곡으로 저녁의 노래라는 뜻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상 '백조의 노래'라고 하면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을 뜻한다. 백조는 죽기 전에 딱 한 번 운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슈베르트는 불우하게 살다 31세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백조의 노래>가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바리톤 김승환 씨가 ‘투우사의 노래’를 박력 넘치게 불렀고, 테너 진성원 씨가 아름다운 음색으로 ‘세레나데’를 불렀다.
이 시장은 "마지막 무대는 모차르트의 '백조의 노래'로 35세로 사망한 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에 작곡한 오페라 <마술피리>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La Traviata>의 아리아로 꾸미고자 한다"며 모차르트 이야기와 관련 그림,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행복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그린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삶과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모차르트가 18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져 서양으로 퍼진 인도주의적 이상을 추구했던 단체 '프리메이슨'의 회원이고, 그의 오페라 <마술피리>엔 프리메이슨의 상징들이 많이 들어 있다"며 오페라의 무대장치 사진 등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 시장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프리메이슨 회원이었고, 미국 1달러짜리 지폐 앞면엔 조지 워싱턴 초상화가, 뒷면엔 프리메이슨의 상징인 삼각형이 피라미드 형태로 인쇄되어 있다"며 "프리메이슨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사랑이 이뤄지지 못하고 비올레타는 병으로 사망하는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불리는 <축배의 노래>라는 흥겨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고, 오늘의 이 아름다운 밤을 즐기자는 내용의 노래"라며 마지막 그림으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를 소개했다.
이 시장은 "이 작품은 17세기 영국 시인 로버트 헤릭의 시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 오늘 미소 짓는 장미가 내일이면 질 수도 있으니'라는 시구에서 화가가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인데, 고대 로마시인 호라티우스가 이야기했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말인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과 상통하는 작품"이라며 "오늘의 이 음악회가 시민 여러분께 즐거움과 유익함을 드려서 여러분이 카르페 디엠을 느낀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소프라노 정찬희 씨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불렀고, 정찬희ㆍ박지현ㆍ진성원ㆍ김승환 씨가 모두 나와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흥겹게 열창했다.
무대가 끝나자 관객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앙코르 무대를 요청했고 성악가들은 <향수>와 <아름다운 나라>를 선사했다.
이상일 시장도 관객의 요청으로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했다.
이 시장은 “영어로 오늘을 ‘Present’라고 하는데 이 말은 ‘선물’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오늘 이 시간이 여러분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음악회를 준비했다”며 "편히 귀가하시라"고 인사했다.
용인문화재단 관계자는 "오늘 무대는 그림과 화가 스토리와 노래가 조화를 이루며 별과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음미하는 인문학적 향연의 시간이었다고 본다"며 "그림과 화가의 스토리, 노래가 서로 매칭돼야 했기 때문에 10곡을 선정하고 관련 그림을 찾는 등의 모든 것들을 이상일 시장 본인이 직접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장은 그림과 음악, 문학, 건축 등 인문학 분야뿐 아니고 리더십, 안보 분야의 특강도 많이 해 왔는데 그가 모든 자료를 누구에게 시키지 않고 직접 만든다는 것은 시청 내에선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