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물論]㉕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인도 시장 공략하며 침체기 극복…타사 게임도 유통 창업-성장-회수-재투자 통해 선순환 생태계 조성

2024-06-10     김성지 기자
장병규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베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은 한국 스타트업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한명이다. 장 의장은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며 업계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이 활성화돼 있지 않던 1997년 등장했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장병규 현 크래프톤 의장은 네오위즈의 성공을 바탕으로 첫눈, 본엔젤스 등 다양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며, 한국의 벤처 붐을 이끌었다. 새로운 도전을 자양분 삼아 전진했던 그는 ‘인도 공략’이라는 과제를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장 의장은 1973년생으로, 대구과학고를 거쳐 KAIST 전산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전산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세대 벤처기업가인 그는 대학시절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특정 지역에서만 수강신청이 가능했던 기존 시스템에 불편함을 느껴 친구 2명과 함께 학교 내라면 어디서든 수강신청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카이스트 공식 시스템으로 채택됐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첫 창업에서도 드러났다. 장 의장은 나성균 대표와 1997년 공동 창업한 네오위즈에서 세계 최초 인터넷 자동 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개발했다. 원클릭은 전화 모뎀을 통한 복잡한 통신환경 설정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인터넷 대중화에 한 축을 담당했다. 출시 8개월 만에 1억원 매출 달성은 이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네오위즈를 나와 2005년 50억원을 투자해 검색 엔진 기업 ‘첫눈’을 설립했다. 첫눈은 서비스 한 달만에 평균 페이지뷰 5만회 기록하며 네이버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2006년 NHN(현 네이버)가 350억원에 첫눈을 인수했다. 당시 매각대금의 30%(105억원)를 직원에게 나눠준 사례는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2007년 그는 현재의 크래프톤인 ‘블루홀 스튜디오’와 국내 최초 초기 기업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를 설립했다. 블루홀 스튜디오는 2011년 테라 출시, 2017년 배틀그라운드 출시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글로벌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그는 이렇듯 창업-성장-회수-재투자를 몸소 실천하며 선순환 생태계 조성했으며, 본엔젤스를 통해 현재도 사업 초기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잡플래닛, 틱톡, 번개장터 등이 본엔젤스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항상 한 단계 도약이라는 결과를 이뤄낸 장 의장의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됐다. 바로 인도 시장에 주목한 것이다. 그는 일찍이 인도시장의 잠재력을 파악했다. 인도는 14억의 인구 중 1억명이 게임을 위해 과금을 할 정도로, 중국만큼 큰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장 의장은 과거 한국과 현재의 인도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선진국이 되면서 여가 생활이나 개인의 생활이 중요해졌듯, 인도 역시 이 단계가 진행되고 있어 인도 게임 산업은 지속 발전할 것이라 바라보고 있다. 인도에 주목하던 게임사가 전무하던 2020년, 크래프톤은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규제로 인해 2022년 중단되며 위기를 겪었지만,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잘 해결하며 지난해 5월부터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제는 인도 e스포츠 최초 TV 생중계될 정도로 상황이 호전됐으며, 인도 현지 명절에 맞춘 콘텐츠와 발리우드(Bollywood) 영화 공동 마케팅 진행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현지화 전략을 끝낸 크래프톤은 자사의 게임뿐 아니라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퍼블리싱도 준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영업이익 7680억원을 기록했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업계 흐름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수치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BGMI)’이 크게 일조했다. BGMI의 이용자는 현재는 1억8000만명에 달하며, 현지 앱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올해 2월까지 1억달러(약 13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