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왕고래' 프로젝트 두고 여야 격돌…"주가조작 의심" vs "과학 정치화 안돼"

野 액트지오 선정 과정에 '검은 커넥션' 의혹 제기 與 "기대가치 2000조원…민주당, 실패만 바라나"

2025-06-10     이설아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시사하며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힌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 연일 여야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조사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정부가 세금을 들여 자원개발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권이 국익을 해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맞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시추 발표'를 '윤석열발 오일쇼크·석유파동'이라고 규정하며 "(시추 발표는) 혹시 급락해 박스권에 갇힌 대통령 지지율 만회를 위해 던진 석유 카드는 아닌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스럽다"고 운을 뗐다.  정 최고위원은 "세계적인 석유개발 회사 호주의 우드사이드사가 가망성이 없다고 철수한 뒤, 왜 (탐사 주관 기업을) 사실상 1인 기업이고 본사가 가정집인 구멍가게 수준의 액트지오를 선정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액트지오 빅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국내에 들어와 설명한 직후 불기둥처럼 치솟았던 석유공사 주식은 14.72%, 가스공사 주식은 12.59% 급락했다"며 "석유가 난다는데 석유 관련 테마주는 왜 낭떠러지로 떨어지냐. 윤석열 정권의 주가조작 의혹의 냄새가 폴폴 나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처럼 시추 계획 당일부터 현재까지 연일 조사업체 선정과 사업성 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스전 탐사 분석을 맡은 미국 심해기술평가업체 액트지오의 세금 체납 등 이력을 문제 삼으며 정상적인 경로로 시추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시추 발표가) 세금 낭비로 끝난 제2의 부산 엑스포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전날 민주당이 4년간 세금을 체납하고 법인 자격에도 문제가 있는 액트지오가 어떻게 계약당사자로 선정되었는지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석유공사는 석유공사가 지급한 대금으로 체납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며 또다시 동문서답만 반복하고 있다"며 "성급한 대통령 발표 뒤에 엉성한 해명으로 수습하는 정부의 모습에 국민은 기대보다 걱정만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이 투입될 사업에 대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선정과정과 자료 공개는 기본"이라며 "정부는 무엇을 숨기려고 액트지오 입찰과정, 사업성 평가결과자료 등 핵심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의혹을 키우고 있느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근거 없는 모함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8일 "민주당이 근거 없는 비난으로 과학의 영역까지 정치화한다"며 "시작도 전부터 실패를 언급하는 민주당 지도부는 오직 실패만 바라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정략적 이해관계를 따지고 정쟁으로 끌고 가서는 국익과 우리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민주당식 논리면 우리나라는 그 어떤 자원이 매장돼 있다 하더라도 정치 논란에 갇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국익과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던 박대출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이 그토록 좋아하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려면 13조원이 필요하다"며 "국민 1인당 25만원씩 나눠줄 돈으로 시추 130번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발표에 따르면 1개 유망구조의 시추 비용은 1000억원 정도라고 한다. (시추가 성공하면) 최대 매장 추정량 140억 배럴은 시가로 1조4000억달러이고, 한화로는 2000조원어치"라며 "국민연금 자산이 1천조원 규모이니 국민연금이 두 개 생기는 셈이고, 문재인 정부가 돌파한 1000조원의 국가채무는 두 번 갚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