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안보리, 美 제안 '가자 휴전안' 지지 결의 채택
3단계 휴전 이행 촉구안…14국 찬성·러시아 기권 하마스 "환영" 입장 속 이스라엘 의사 표명 '침묵'
2025-06-1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가 1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했다.
6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해당 결의안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의 찬성과 러시아의 기권으로 가결 처리됐다.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15개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상임이사국인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중 어느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여태껏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세 차례 거부권을 행사해 가자지구 휴전안 요구 관련 결의안을 무력화시킨 바 있다. 미국은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이전 결의안이 중동 휴전 협상에 오히려 차질을 줄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이번 미국 주도의 결의안은 앞서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양측 모두가 지체 없이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은 △6주간 완전 휴전 및 해당 기간 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 철수를 비롯한 인질 일부 교환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 영구적 적대행위 중단 △가자지구 재건 시작 및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안보리가 결의 채택 후 "안보리는 하마스에 휴전 협상안을 받아들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스라엘은 이미 협상안에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싸움은 오늘이라도 멈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하마스와 아랍권 국가들은 환영의 뜻을 즉각 나타냈다. 하마스는 이날 안보리 결의 채택 후 성명을 통해 "하마스는 안보리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한다"며 "우리 주민과 저항 운동의 요구와 일관된 원칙들이 이행되길 바란다"며 협상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아랍권의 유일한 이사국인 알제리의 아마르 벤자마 주유엔 대사는 "이번 결의안 문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향한 살인과 고통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들에게 대안으로서 희미한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제는 살인을 멈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회의 석상에서 결의안 찬성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주유엔 이스라엘 대표부의 레우트 샤피르 벤-나프탈리 조정관은 "이스라엘은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의 군사·통치 능력을 파괴하며 향후 가자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두루뭉술한 메시지를 남겼다. 러시아의 기권표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침묵'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무엇에 찬성했는지 불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적극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이번 결의안이 아랍권의 지지를 받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