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면세보다 호텔이 뜬다”…신라‧롯데 호텔 키우기 집중

유커 특수 사라져 면세점 침체 롯데‧신라 나란히 신규 호텔 오픈

2025-06-11     강소슬 기자
롯데호텔앤리조트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코로나19 이후 방한 외국인들이 늘었지만, 유커(游客, 중국인 단체관광객)’ 특수가 사라지며 면세점업계와 호텔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11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486만5670명으로 전년 동기 260만3028명 대비 86.9% 증가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1~4월 중 최고 관광객 수를 기록한 2019년 547만7312명 대비 88.8% 회복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했지만, 국내 면세업계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롯데와 신라의 유커 의존도가 높은 면세 부분이 장기 침체 국면에 빠졌다. 호텔부문은 역대급 호황을 맞아 양사 모두 호텔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면세사업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지만, 지난해 호텔롯데의 면세사업과 호텔 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64.8%, 27.17%를 차지했다. 2019년 12.2%에 불과하던 호텔 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27.17%로 높아진 것이다. 호텔롯데의 올해 1분기 면세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8.7% 늘어난 8196억 원이었으나, 영업손실은 28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호텔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2765억 원, 영업손실은 147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호텔신라 역시 호텔&레저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3년 사이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해 호텔 사업 매출 비중은 19.1%로 2년 사이 두 배 가까운 신장률을 보였다. 호텔신라의 면세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은 8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7% 급감한 59억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의 호텔&레저부문은 매출 1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늘었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대폭 늘었음에도 면세 매출 변동 폭이 미미한 요인으로 중국 현지 경기침체와 유커와 따이궁(보따리상) 비중이 축소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환율 여파로 면세점 가격 경쟁력도 약화됐고, 외국인 관광객 여행 패턴이 쇼핑 위주에서 체험 관광으로 변화했다. 반면 호텔업계는 유커 비중이 면세점보다 낮고 다양한 국적의 투숙객이 늘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오는 20일 지난 2020년 시그니엘 부산 이후 국내에서 4년 만에 신규 호텔인 ‘L7해운대’를 오픈한다. 신라호텔도 지난달 제주에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를 오픈했다. 올해 하반기에 신라스테이 전주를 오픈하는 한편, 세종에도 신규 호텔의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위탁 운영 방식’으로도 호텔 사업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위탁 운영 호텔을 통해 국내 사업자에게 브랜드를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직접 매입·임차할 때 발생하는 자금 운용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사업 부문이 선전하고 있어 강화하고 있지만, 면세사업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 아직 수익성을 좌우하는 사업은 면세부문”이라며 “항공편 증편과 여름 성수기 수요가 더해져 2분기 업황은 1분기 대비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