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물량 파상공세…K-조선, 탄소중립 기술로 돌파구
5월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 中 85% 韓 10% 中, 자국 전략적 발주·日중형선 잠식…생산력 최대 HD현대·삼성重·한화, 친환경 암모니아 기술 강화
2025-06-12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친환경 탄소중립 기술을 앞세워 중국의 물량공세에 맞서고 있다. 중국과의 친환경 기술 격차를 유지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에 수주 점유율이 크게 밀리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80만CGT(표준선 환산톤수) 중에서 중국이 154만CGT(54척)를 수주해 점유율 85%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7만CGT(2척)을 수주해 점유율 10%에 그쳤다. 지난 4월(14%)에 이은 2개월 연속 10%대 점유율이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가 집중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과 물량 전면전보다 차별화된 친환경 기술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풍부한 자본력과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압도적 생산능력과 맞서기에는 국내 조선업이 무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해운·조선업 2024년 1분기 동향’ 보고서에서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선박)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운영 중에 있다”며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발주 확대 △과거 일본이 수주하던 중형선 시장 잠식 △대형선 영업력 확대 등으로 확장해 가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을 점유율에서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업이 친환경 선박 기술력이 중국보다 3년 정도 앞선다고 본다. 국내 조선사는 이러한 기술 격차를 유지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거제조선소에서 최성안 부회장 주관으로 '암모니아 실증 설비' 준공식을 거행했다. 지난해 4월 착공해 약 1년여 만에 준공된 암모니아 실증 설비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1300㎡ 부지에 조성됐으며 암모니아 추진 실선 적용에 필요한 △연료공급 시스템 △재액화 시스템 △배출저감 시스템 등의 개발과 성능 및 신뢰성을 검증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를 LNG, 암모니아, 액체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연구개발의 허브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최성안 부회장은 "삼성중공업은 탄소중립 기술의 고도화를 선도해 시장이 원하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참여해 친환경 기술력을 뽐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연료의 독성가스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는 친환경 신기술을 선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독자기술로 개발한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공개했다.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는 배출되는 암모니아를 두 차례에 걸쳐 흡수,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다. 또한 배기가스가 나가는 배출구를 선원 거주 공간과 멀리 이격시켜 배치하는 독자 설계로 안전 요소를 더욱 강화했다. 삼성중공업도 영국 선급인 LR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VLAC) 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암모니아 연료전지는 크래킹 기술을 이용한 고온 촉매반응을 통해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리하고, 이를 연료전지에 공급한 후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 연료 추진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VLAC를 선보였다. 이 VLAC에는 한화오션이 자랑하는 친환경 기술이 집약돼 있다. 추진 축에 모터를 연결해 발전함으로써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축발전기 모터 시스템(SGM),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인 HS4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