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신 HMR, 치킨‧피자도 집에서 해먹는다

외식물가 상승률, 3년간 소비자물가 평균 웃돌아 배달 어플 논란에 피로도 심화…간편식으로 눈 돌려

2025-06-12     이선민 기자
에어프라이어로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 음식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집에서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등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사들이 내식 수요 증가에 따라 HMR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 외식이 제한되면서 배달음식과 집밥 문화가 활성화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외식 시장이 재활성화됐다. 하지만 고물가·고환율·1인 가구 증가 등 복합적인 이유로 소비자들이 다시 집밥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3년간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치를 웃돌았다. 지난달 삼겹살 200g 가격이 2만원을 돌파했고, 이달 배달 치킨 가격은 3만원에 육박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이 공개한 지난달 서울 외식 가격에서 삼겹살 1인분(200g)은 2만83원을 기록했다. 작년 5월까지만 해도 1만80000원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결국 2만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김 가격이 폭등하면서 김밥 가격도 치솟았다. 김밥 한줄 가격은 지난달 3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00원)과 비교하면 7% 가까이 치솟았다. 자장면 가격은 지난해 5월 6915원에서 올해 5월 7223원으로 4.4% 상승했다. 배달비가 더해지면 체감되는 금액이 더 크다. 이달부터 제너시스BBQ는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 가격을 기존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bhc도 지난해 12월 주요 메뉴를 3000원 인상했고, 굽네도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표 메뉴 가격을 1900원 인상했다. 치킨 한 마리와 음료수를 시키고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내야한다. 배달비가 부담되는 소비자들은 포장주문으로 눈을 돌렸으나, 최근 포장수수료 논란이 불거졌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7월부터 포장주문에도 배달 주문 수수료와 같은 중개이용료 6.8%를 부과한다고 공지했다. 요기요는 이미 포장주문에 12.5%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 쿠팡이츠는 내년 3월까지는 포장수수료를 무료로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향후 포장수수료가 도입될 수도 있다. 플랫폼 측에서는 포장 주문도 플랫폼을 이용해 들어온 주문이기 때문에 플랫폼 이용료를 내야하지만 지금까지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고려해 무료로 제공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장에도 수수료를 내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발 빠르게 HMR 제품을 확대했다. 오뚜기는 냉동치킨 HMR 오즈키친 칰 신제품을 출시하고 라인업을 8개로 늘렸다. 에어프라이어에 냉동 상태의 제품을 넣고 10분간 데우기만 하면 순살치킨이 완성된다. 삼양식품은 냉동 HMR 브랜드로 삼양프레시, 임꺽정, 쿠티크를 운영해왔고, 불닭 브랜드에서도 냉동 HMR 제품을 출시해 120여개에 이르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위해 냉동 HMR 전용 브랜드 프레즌트를 기존 건면 브랜드 쿠티크와 통합하고 간편식을 아우르는 종합식품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하이트진로는 HMR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올해 개별 급속 냉동(IQF) 특허 등 냉동 채소와 밀키트 패키지의 핵심 공정 기술을 보유한 농식품 벤처기업 팜조아에 지분을 투자했다. 올해 첫 번째 투자처로 냉동 농산물 벤처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1인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HMR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팜조아의 기술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업계관계자는 “HMR 시장은 앞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국내에서는 1인가구 증가와 고물가와 고환율으로 꾸준히 간편식이 사랑받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늘면서 해외 시장 개척 가능성도 커 블루오션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