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배분 '치킨게임'…與 "거부권 건의" vs 野 "싹쓸이"
국힘, 야당 단독 선출한 11개 상임위 '보이콧' 민주, 13일 본회의서 나머지 7개 상임위 선출
2025-06-12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간 협상 실패 끝에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 상임위 보이콧(거부)과 당 민생특별위원회 가동 등으로 맞섰다.
민주당은 여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민의힘이 '재의요구권(거부권)' 카드를 내밀면서 여야 간 갈등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상임위는 원초적으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어서 불참한다"며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돌아가는 11개 상임위는 보이콧이냐'는 질문엔 "기본적으로 우리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말했고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했다. 그간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 직전 국민의힘이 운영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민주당에 양보하는 대신,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며 막판 협상에 실패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야권 주도로 법사위·운영위·과방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선출안을 표결에 부쳐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여야 간 합의 없이 일방 처리했다며 반발, 표결에 불참했다. 야당이 본회의 표결 이튿날부터 상임위 가동에 나서자 여당은 상임위원장 배정과 관련해 일괄 사임계를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상임위 보이콧에 들어간 여당은 야당의 11개 상임위 단독 선출을 '이재명 방탄용'으로 규정, 당 민생특별위원회 가동에 나섰다. 15개 민생 특위는 이날부터 활동에 돌입했다. 야권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안을 표결에 부친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도 당론으로 정했다. 결의안에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사퇴 촉구 결의안을 통해 "우 의장의 헌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민주주의적, 반의회주의적 행태와 중립 의무 위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 의장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야 간 치킨게임은 끝나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예고한 데 대해 '거부권 건의'로 맞받아쳤다. 향후 민주당이 강행하는 상임위에서 법안들이 통과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 이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일방 진행하고 있는 상임위는 원초적으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불참한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상임위를 단독 소집하고 해외를 개최하면서 (여당이) 참여하지 않는 상임위에서 결정되는 어떤 법안들도 동의할 수 없다. 만약 그런 법안들이 폭주해서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우리는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한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