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공매도 개선안 논의···"개인 믿고 투자하는 공정한 증시로 거듭"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해 불법 차단 與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2025-06-1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과 정부는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는 현행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다음해 3월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현재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해줄 것도 정부에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13일 국회에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통한 무차입 공매도 차단 △공매도를 위한 대차 상환기간 제한 및 개인 투자자 공매도 접근성 개선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공매도 제도 개선안'을 공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민당정은 협력체계를 지속해나가면서 2025년 3월말까지 철저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며, 제도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도 연내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은 전산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현재의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를 계기로 불법·불공정 공매도 문제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고 우리 증시가 개인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공정한 증시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도 개선 방안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 과정을 관리, 불법 행위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정 의장은 "전체 공매도 거래의 92% 이상을 차지하는 기관투자자에게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사전 차단하는 자체적인 기관 내 잔고관리 시스템의 구축을 의무화하겠다"며 "동시에 한국거래소에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추가적으로 구축해 기관투자자의 불법 공매도를 3일 내에 전수점검하고 기관 내 잔고관리 시스템의 유효성도 검증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모든 법인투자자는 무차입 공매도를 예방하기 위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운영해야 한다"며 "증권사 또한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모든 기관·법인투자자의 내부통제 기준을 확인해야 하고, 확인된 기관·법인투자자만 공매도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기관의 공매도인 대차거래 때 빌린 주식을 갚는 기한을 90일(3개월) 단위로 연장하되, 연장하더라도 4차례까지만 허용해 12개월 이내에 상환하도록 제한을 두기로 했다. 그간 기관의 대차거래 상환 기간에는 제한이 없어 개인이 기관보다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점을 반영한 조치다. 관련해 정 의장은 "개인 대주의 현금 담보비율을 대차 수준인 105%로 인하하고, 코스피200 주식의 경우에는 기관보다 낮은 120%를 적용해 개인투자자에게 다소 유리한 거래조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 의장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벌금을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는 한편, 부당이득액의 규모에 따라 징역을 가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형사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임원선임 제한 및 계좌 지급정지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당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 의장 등이, 정부에선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한국거래소,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시장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시장은 늘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게 대원칙이고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한다는 하나의 문제 인식도 있다"며 "기관과 개인, 외국인 투자자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 개선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으로 공매도 전산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조치를 지속해 불법이익 추구 시 반드시 처벌된다는 원칙을 확립해 모든 투자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공정하게 거래하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